[OSEN=부천, 고성환 기자] '황소' 황희찬(28,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어릴 적 성장한 부천을 찾아 팬들과 축구로 소통했다. 새로운 훈련까지 시작한 그는 지난 시즌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겠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황희찬은 22일 오후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첫 자체 행사인 '2024 황희찬 풋볼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시즌을 마치고 휴식 중인 그는 팬들과 직접 만나 추억을 만들었다. 황희찬은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2골 3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귀국한 뒤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많은 인파가 황희찬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주최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부천시 잔디광장을 찾은 팬들은 2000여명에 달한다.
황희찬은 퍼붓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이 팬들과 깜짝 풋살을 즐겼고, 이후로도 짧은 인터뷰를 시작으로 1:1돌파 대결, 원포인트 레슨 등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다. '절친' 백승호(버밍엄 시티)와 이진현(푸슈차 니에포워미체), '래퍼' 밀릭이 황희찬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부천아트센터 내 갤러리에는 황희찬 갤러리가 마련됐다. 유년기를 보낸 까치울초등학교 유니폼부터 포항제철고, 울버햄튼, 국가대표 유니폼 등 황희찬의 발자취가 가득했다. 관람을 마친 팬들은 정성스레 방명록을 남기며 팬심을 전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 팬들이 황희찬의 실물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공식적인 행사 시작은 3시였지만, 시작하기 한 시간도 전부터 우의를 입은 팬들로 북적였다. 기다리던 황희찬의 얼굴이 전광판에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취재진과 만난 황희찬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검은색 티셔츠에 금빛 목걸이를 차고 나온 그는 "비가 오는데도 이렇게 많이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내가 자라고 좋아하는 부천시에서 이렇게 큰 페스티벌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많은 시민 여러분, 팬분들과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같이 즐겨주시고 좋은 추억 가지고 가시길 바란다"라며 밝게 웃었다.
■ 다음은 황희찬과 일문일답.
- '접기' 장인으로 유명하다. 비결이 뭔가.
일대일로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가르쳐주도록 하겠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기술이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생각보다 쉽고 유용하다. 조금만 알려드리면 금방 따라하실 수 있을 것이다.
- 어린이 팬들이 많이 왔다. 황희찬을 보고 축구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
나도 어릴 적 국가대표 선수들, K리그 선수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 오늘 어린 친구들이 많이 왔다. 나를 보며 꿈을 키우면 나도 너무 행복하고 기쁠 것 같다. 나도 까치울 초등학교에서 열심히 축구를 하면서 국가대표, PL 선수가 됐다. 어린 선수들도 할 수 있는 희망을 주고 싶다. 앞으로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K리그 선수,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K리그에도 강원FC 양민혁과 FC서울 강주혁 등 유망주가 많다.
나도 경기와 하이라이트를 챙겨보는데 너무 잘하는 선수들이더라. 고등학생 나이에 프로 레벨에서 그렇게 잘할 수 있다니 놀랐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나갈 친구들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당연히 열심히 하겠지만,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려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 황희찬에게 축구팬이란 어떤 의미인가.
사실 프로 축구선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더 팬분들과 소통하고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팬분들께 최대한 다가가고 소통하려 노력한다. 많은 응원 바란다. 나도 인간다운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 다음 시즌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대표팀 경기가 끝나고 첫 주는 잘 쉬었다. 이번 주부터는 다시 운동을 하고 있다. 주말은 쉬는 기간이라 이렇게 페스티벌을 준비해 봤다. 쉬면서 팬분들을 만날 수 있어 즐겁다. 지금은 저번 시즌에 부족했던 부분들을 훈련하고 있다. (PL은) 최고의 무대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도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보다 나은 황희찬이 되고싶다. 새벽까지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
- 울버햄튼 방한을 원하는 한국 팬들이 많다.
여러 큰 회사에서 다른 유럽 팀들을 초청해주셔서 한국에서 프리시즌 경기를 하곤 한다. 우리 팀도 초청해주시고 지원해주시면 좋겠다. 많은 팬분들 앞에서 한국에서 경기하면 좋을 것 같다. 좋은 기회가 있길 바란다.
- 다가오는 시즌 공격 포인트 목표가 있다면.
몇 골을 넣고 싶다는 생각은 정말 솔직하게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난 시즌보다는 당연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당연히 해오던 거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계속 나를 이겨내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 컨디션 조절이나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PL에서 정말 좋은 선수들을 많이 경험했다. 선수들이 정말 좋은 기술을 지녔다. 그동안 축구에서 보기 힘들었던 기술도 많이 봤다. 요즘은 전술이나 스킬이 많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스킬적인 부분도 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선생님을 찾아서 열심히 훈련 중이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고 있다.
- 다음 시즌 개막전 상대가 아스날이다. 박싱데이에는 토트넘도 만난다.
새 시즌 일정을 보면 정말 타이트하다.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훌륭한 감독님 밑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고,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프리시즌을 잘하면 돌아오는 시즌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모두 믿고 있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
- 축구선수로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PL은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았다고 해서 계속 있을 수 있는 리그가 아니다.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 내가 있을 수 있는 한 최대한 오래 PL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일단 이번 시즌을 잘해야 또 다음 시즌이 있다. 다시 한번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 최근 풋살 훈련을 다녀왔다.
요즘 빅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축구에서 많이 쓰지 않던 풋살 기술을 많이 쓰고 있다. 많이 도움 된다고 느꼈다. 내가 경기장에서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런 기술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할 줄 알면서 안 쓰는 것과 못해서 못 쓰는 건 많이 다르다. 많은 옵션을 가지고 싶은 생각이 커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있다.
- 갤러리 전시회에 여러 추억이 전시돼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방금 보고 왔다. 너무 잘 돼 있더라. 까치울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내 모든 하이라이트 골과 유니폼, 축구화들. 그런 순간이 담겨 있다. 다들 한번 꼭 구경해보시면 좋겠다. 다 너무 좋았던 추억의 장소였다.
- 매력적인 화보 사진도 많던데. 본인 의사가 반영된 건지?
나도 사진을 보면서 '내가 맞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렇게 잘 준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나도 오늘 처음 봤는데 멋있게 잘 돼 있어서 좋았다.
- 앞으로도 이런 페스티벌을 할 생각이 있는지.
당연히 이렇게 팬분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내가 축구를 더 잘해야 한다. 일단 축구를 더 잘하는 데 더 집중을 하겠다. 또 이렇게 시간이 날 때는 최대한 팬분들과 소통하고 즐기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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