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게리 리네커(64)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54) 감독의 실언을 그대로 흘려듣지 않았다.
영국 '메트로'는 23일(이하 한국시간) "게리 리네커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칼빈 필립스 발언'이 선수들에게 모욕감을 준다고 비판했다"라고 알렸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덴마크와 맞붙어 1-1로 비겼다.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졸전이었다. 해리 케인의 선제골이 전반 18분 터졌지만, 이후 수비에 집중했고 결국 전반 34분 모르텐 휼만에게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얻어맞으면서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를 본 프랑스의 '전설' 에마뉘엘 프티는 "지루했다. 무슨 전술이 있는지 모르겠다. 잉글랜드 선수들에게서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너무 놀랐고 실망했으며 경기를 보는 것이 정말 지루했다"라고 혹평을 늘어왔다.
이번 대회 사우스게이트는 '무능하다'는 비판을 좀처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풀백이 원래 포지션인 알렉산더-아놀드의 미드필더 배치,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포든 기용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케인을 잘못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러던 중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황당한 발언으로 불타오르는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는 알렉산더-아놀드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는 그게 실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칼빈 필립스를 대체할 자연스러운 방안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몇 가지 다른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유로 2024 본 무대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는 믿을 수 없는 고백. 게다가 다른 선수도 아니고 필립스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변명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필립스는 대표팀 마지막 출전이 지난해 11월로 7개월 전이며 소속팀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게리 네빌은 "패닉에 빠질 단계는 아니지만,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라며 "현재 라인업은 구멍이 뚫려 있다. 고질적인 빌드업 불안이 계속된다"라고 지적했고 로이 킨은 "중앙 미드필더는 신체적인 능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고 거리감각도 달라진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2경기에서 모두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중원 조합에 문제 있다고 짚었다.
이런 비판이 오가던 중 리네커가 결정타를 날렸다. 사우스게이트의 '필립스 발언'은 선수들에게 모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리네커는 "필립스와 관련된 그의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며 "만약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필립스 한 선수에게 의존해왔다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사우스게이트의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표팀에 차출된 다른 선수들에겐 모욕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팀엔 이미 필립스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명백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적절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리네커는 "사우스게이트가 발탁한 어린 선수들도 해낼 수 있다. 아담 워튼, 코비 마이누도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