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척척박사] 2-44. 공개 전, 디자인·특허 출원 필수
입력 : 2024.08.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채준 기자]
/사진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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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시각에서 디자인권, 특허권, 저작권은 서로 비슷해 보여서 뭐가 다른 건지 구분하기 어렵다.

세가지 권리가 개념적으로 유사한 점은 인간이 창작한 그 무엇인가를 보호한다는 점이다. 보호대상 관점의 차이점으로 저작권은 어문, 음악, 미술, 영상 저작물 등 예술이나 문학적인 창작물을 보호하여 그 보호대상 범위가 매우 넓다. 디자인권은 창작 디자인이 형상화된 특정의 물품을 보호 대상으로 하며, 특허권은 기술에 관한 것을 보호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저작권보다 보호 대상이 한정적이지만 구체적으로 창작성을 특정하기에 유리하다.

절차적인 관점에서 차이점 중 하나는 창작성의 존재 여부의 증명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저작물의 창작성은 권리발생 단계에서는 당장 증명을 요하지 않지만 권리를 행사하려면 저작권자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등록을 하는 것으로 창작시기를 증명할 수 있지만 창작성까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디자인권과 특허권은 출원하고 심사를 거쳐서 등록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등록되고, 등록된 이후에는 권리자는 권리의 존재를 별도로 입증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존속기간 만료전에는 무효심판을 거치지 않고 그 권리를 소멸시킬 수 없다. 요약하면 디자인권과 특허권은 정부기관인 특허청에서 전문적인 심사관의 심사를 거쳐 등록되고, 제3자는 심판절차에 의해서만 권리를 소멸시킬 수 있기 때문에 권리의 법률적인 안정성이 높다.

한편 디자인/특허출원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이 출원 전에 공개한 내용 때문에 심사단계에서 등록이 거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품출시 후에 시장 반응이 좋으니 지금이라도 출원을 해서 등록을 받아야겠다고 출원문의를 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의 변리사는 언제부터 제품이 판매되었는지 물어 보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제품출시로 창작물이 공개된 후 1년이 지난 경우 자신이 공개한 것 때문에 디자인권이나 특허권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작자로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자유시장경제에서 예외적으로 독점력을 부여하는 특허/디자인제도의 성격상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특허/디자인제도는 창작자가 창작한 내용을 세상에 공개하도록 하는 대신에 일정기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이렇게 제도적으로 공개시킨 특허나 디자인을 다른 사람들이 활용하여 새로운 발명이나 디자인 창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어떻게 보면 디자인권/특허권은 새로운 기술개발 또는 디자인 창작의 공개에 대한 반대급부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제도의 목적상 새로운 발명이나 디자인에는 강력한 독점권을 주지만 이미 알려진 발명이나 디자인에는 독점권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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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알려진 경위가 자기 스스로 했을 경우뿐만 아니라 누군가 제3자가 내 창작물을 보고 공개해버린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를 신규성 요건이라고 하는데, 신규성 위반이란 출원된 디자인/발명이 출원시에 국내외에서 공지 또는 공연실시되거나, 반포된 간행물 게재 또는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공중이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을 말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미 공지 등이 되어 알려진 창작에는 디자인권/특허권으로 보호해 주지 않는다. 이미 알려진 것에 독점권을 줄 필요가 없고,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진 기술이나 디자인 등은 누구나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디자인권/특허권으로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지 저작권으로 보호될 수 있는 것까지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공지 등이 되었다는 것은 불특정 다수가 알 수 있는 상태로 된 것을 말한다. 불특정 다수가 실제로 알았는지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공지 장소는 국내 국외를 포함하므로 어디서든 공개되면 공지된 것이다. 공지 방법으로는 전시회 전시, 제품 판매, 논문 발표, 인터넷 게재, 카달로그 배포 등 다양한 경로가 있을 수 있다. 공연실시란 불특정다수가 볼 수 있는 상태에서 디자인/발명이 실시된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많은 경우 카달로그 등 책자 형태의 간행물이 공지 경로였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검색할 수 있는 형태의 공지가 많아졌고 파일형태의 공개가 일반화되었다.

이렇게 출원시에 이미 공지 등이 된 경우 이를 신규성이 상실된 디자인/발명이라고 한다. 한편 신규성 상실이 되려면 디자인/발명의 주요부분이 모두 공지 등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만 알려져서 신규성 상실까지 이르지는 않았어도 통상의 기술자가 이를 기초로 쉽게 따라할 수 있다면 창작성/진보성 요건을 통과할 수 없어서 등록을 받을 수 없다. 창작성/진보성 요건은 그 분야의 통상의 지식을 가진자가 공지된 디자인이나 발명으로부터 쉽게 창작할 수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등록을 허여하지 않는다는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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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출원 전에 먼저 공개되어 신규성이 상실된 경우 최초 공지일로부터 1년 이내에 출원하면 예외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다만 공지된 것이 자신의 것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출원일이 소급되어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최초 공지일과 출원일 사이에 제3자의 동일한 출원이 있거나, 유사한 디자인/발명이 공개되는 경우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 전에 출원 먼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제품을 개발하는 사업가라면 제품출시 전에 출원이 먼저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문제가 커지기 전에 바로잡을 수 있도록 평소 우리가 건강관리를 위하여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거나 주치의에게 자신의 상태를 문의하는 것처럼 자신의 제품분야에 전문적인 변리사와 주기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수섭 행정사법인 CST 연구위원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행정척척박사] 2-44. 공개 전, 디자인·특허 출원 필수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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