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어쩔 수 없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17일) 경기를 복기하면서 아쉬운 순간들을 언급했고 그 선택의 이유들도 설명했다.

롯데는 전날 7-8로 패했다. 4-0으로 앞서던 경기가 5회 5실점 빅이닝을 헌납하면서 역전 당했고 추격을 했지만 끝내 뒤집지 못했다. 특히 9회가 아쉬웠다. 7-8, 1점 차 상황에서 맞이한 9회말 선두타자 레이예스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노진혁의 희생번트, 전준우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를 만들었다. 윤동희가 자동 고의4구로 출루했고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1루가 다시 비었다. 키움은 후속 박승욱과 초구 2구 공을 던지며 승부를 하는 듯 하더니 고의4구로 걸렀다. 2사 만루. 타석에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약한 정보근이 들어섰다.

끝내기까지 생각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대타 자원도 있었다. 최항 이호준 등 야수 자원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할 포수가 없었다. 이미 선발로 손성빈이 나섰고 앞서 손성빈 타석에 대타를 쓰면서 대수비로 정보근이 들어섰다. 남은 포수는 없었다. 

사령탑 입장에서는 끝장 승부를 생각하는 것은 물론 연장까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대타를 내세우지 않고 정보근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하지만 정보근은 유격수 땅볼에 그치면서 경기가 끝났다. 

김태형 감독은 9회 상황을 복기하면서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윤)동희를 2루에 안 보내고 (박)승욱이에게 승부를 해서 동점을 만드느냐, 아니면 도루를 시켜서 안타 하나에 역전까지 하는 상황을 볼 것이냐였다. 동희를 2루에 보내면 당연히 승욱이도 1루에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키움에서 초구와 2구 승부를 하길래 잘 됐다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내보내더라”라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정보근 타석에 대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포수가 없다 보니까 어쩔 수 없었다”라면서 “보근이가 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18일 경기를 앞두고 롯데는 최항을 엔트리에서 말소했는데, 최항은 전날 연습 도중 내복사근 부상으로 경기 출장이 불가능했던 것. 가장 유력했던 대타 카드였던 최항을 쓸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이어 “8회 앞선 타석에 초구를 쳐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게 머릿속에 남은 것 같다. 나는 항상 ‘지나간 것은 생각도 하지 마라’고 선수들한테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안됐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선발 애런 윌커슨에 대해서도 “하위타선에 너무 쉽게 들어가는 것 같더라. 상위 타선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라고 언급했다. 윌커슨은 전날 경기 4⅓이닝 9피안타 5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회 상대 8~9번 타자인 김건희와 박수종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이후 김혜성 송성문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 맞고 진해수로 교체됐다. 윌커슨은 지난해 KBO리그 입성 이후 38경기 만에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다.

한편, 이날 롯데는 나승엽이 햄스트링쪽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수비나 주루가 힘들다. 대타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월요일 지나고 상태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황성빈(중견수) 윤동희(우익수) 손호영(3루수) 레이예스(좌익수) 전준우(지명타자) 고승민(2루수) 노진혁(1루수) 박승욱(유격수) 손성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내야수 최항이 말소되고 좌완 정현수가 콜업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