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16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94.
19세 고졸 루키 김택연(두산 베어스)이 단 52경기 만에 거둔 성과다.
김택연은 지난 21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시즌 14차전에서 9회말 등판해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KBO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제 1세이브만 더하면 고졸 루키 최다 세이브의 주인공이 된다. 나아가 그 기록을 20세이브까지 늘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19세 어린 투수가 KBO리그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올 시즌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은 전지훈련 때부터 '완성형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완벽한 면모를 보인 김택연은 개막전부터 2실점하는 등 흔들리며 빠르게 2군에 한 차례 다녀왔으나 이후부터 흠 잡을 데 없는 두산의 핵심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52경기에서 55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2패 16세이브 4홀드, ERA 1.94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믿었던 홍건희와 정철원이 클로저로서 안정감을 보이지 못하며 생각보다 빠르게 마무리 보직을 맡은 6월 중순 이후 김택연은 리그 최고 클로저로 거듭나고 있다. 6월 13일 이후 김택연은 박영현(KT)과 함께 가장 많은 14개의 세이브를 수확했고 ERA는 1.08로 가장 낮았다.
김택연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이승엽(48) 감독의 목소리엔 힘이 실린다. 22일 폭염으로 취소된 삼성과 15차전을 앞두고 포항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더 이상 칭찬할 말이 없다.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 감독이 김택연에게 더 놀라는 건 전혀 신인답지 않은 면모다. 앞서 "19세가 아닌 29세, 39세 선수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김택연의 담대함 때문이다. 흔들림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첫 시련을 딛고 팀의 필승조로 도약했고 지난 18일 KT 위즈전에서도 3개월여 만에 시즌 2번째 피홈런을 기록했으나 21일 흔들림 없이 다시 세이브를 따내며 이 감독을 놀라게 했다.
"직전 등판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은 선배들 눈치도 보고 의기소침해 하는데 전혀 그런 기색 없이 (평소와) 똑같은 루틴으로 경기를 준비하는 걸 보고 심장도 굉장히 커보였다"고 감탄했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경기 운영 능력도 놀랍다. 이 감독은 "주자가 없으면 약간 조절을 해서 던진다"며 "주자가 나가면 스피드가 3~4㎞ 정도 빨라진다. 그 정도로 강약 조절도 되고 마음도 굉장히 여유도 있는 것 같다. 지금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통산 427세이브로 역대 이 부문 1위에 빛나는 오승환이다.
돌같이 묵직한 속구와 그로 인해 더 위력을 발휘하는 슬라이더를 무기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통산 427세이브로 역대 이 부문 1위에 빛나는 오승환(42)이다.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오승환도 첫 시즌부터 경탄할 만한 기록을 썼다. 불펜으로만 61경기에서 무려 99이닝을 책임졌고 7월 이후 본격적으로 마무리를 맡았다는 점까지도 닮았다.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ERA 1.18로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치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도 한 시즌 10승-10세이브-10홀드를 동시에 기록한 건 오승환이 유일무이하다.
세이브 기록은 김택연이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결코 오승환의 첫 시즌 임팩트를 넘어설 수 없을 정도로 오승환의 루키 시즌은 압도적이었다.
다만 너무도 닮은 둘이기에 김택연의 행보에 더 눈길이 쏠린다. 신인상은 사실상 예약해둔 상황이고 그 다음은 가을야구 무대가 남았다. 오승환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서 1승 2세이브를 수확하고 시리즈 MVP까지 거머쥐며 화려한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여전히 오승환은 27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데 최근 부침을 겪은 뒤 2군에서 구위를 회복 중이다. 그 사이 김택연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BO의 역사를 쓴 살아 있는 전설과 앞으로 새 역사를 써나갈 새싹이 경쟁하는 구도가 퍽 흥미롭다.
물론 김택연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더 멀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당장 올 시즌부터 잘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택연은 "기록을 달성하려면 안 아픈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타이틀에 대해서는 시즌 전 목표는 세워뒀지만 그에 앞서 해야 할 게 너무나 중요하다.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신인상은) 최대한 의식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더 바랄 게 없다'는 이승엽 감독도 김택연에게 원하는 걸 굳이 꼽자면 단 하나였다. "그저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남은 경기를 완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두산은 23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를 만난다. 김택연은 한화전 6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탈삼진을 11개나 기록하며 1승 1세이브 ERA 1.35로 강력한 면모를 뽐냈다. 김택연의 고졸 루키 최다 세이브 기록이 한화와 3연전에서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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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택연(왼쪽)이 21일 삼성전 팀 승리를 지켜내는 세이브를 거둔 뒤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19세 고졸 루키 김택연(두산 베어스)이 단 52경기 만에 거둔 성과다.
김택연은 지난 21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시즌 14차전에서 9회말 등판해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KBO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제 1세이브만 더하면 고졸 루키 최다 세이브의 주인공이 된다. 나아가 그 기록을 20세이브까지 늘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19세 어린 투수가 KBO리그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올 시즌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은 전지훈련 때부터 '완성형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완벽한 면모를 보인 김택연은 개막전부터 2실점하는 등 흔들리며 빠르게 2군에 한 차례 다녀왔으나 이후부터 흠 잡을 데 없는 두산의 핵심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52경기에서 55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2패 16세이브 4홀드, ERA 1.94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믿었던 홍건희와 정철원이 클로저로서 안정감을 보이지 못하며 생각보다 빠르게 마무리 보직을 맡은 6월 중순 이후 김택연은 리그 최고 클로저로 거듭나고 있다. 6월 13일 이후 김택연은 박영현(KT)과 함께 가장 많은 14개의 세이브를 수확했고 ERA는 1.08로 가장 낮았다.
21일 삼성전 역투하고 있는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이 감독이 김택연에게 더 놀라는 건 전혀 신인답지 않은 면모다. 앞서 "19세가 아닌 29세, 39세 선수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김택연의 담대함 때문이다. 흔들림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첫 시련을 딛고 팀의 필승조로 도약했고 지난 18일 KT 위즈전에서도 3개월여 만에 시즌 2번째 피홈런을 기록했으나 21일 흔들림 없이 다시 세이브를 따내며 이 감독을 놀라게 했다.
"직전 등판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은 선배들 눈치도 보고 의기소침해 하는데 전혀 그런 기색 없이 (평소와) 똑같은 루틴으로 경기를 준비하는 걸 보고 심장도 굉장히 커보였다"고 감탄했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경기 운영 능력도 놀랍다. 이 감독은 "주자가 없으면 약간 조절을 해서 던진다"며 "주자가 나가면 스피드가 3~4㎞ 정도 빨라진다. 그 정도로 강약 조절도 되고 마음도 굉장히 여유도 있는 것 같다. 지금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통산 427세이브로 역대 이 부문 1위에 빛나는 오승환이다.
돌같이 묵직한 속구와 그로 인해 더 위력을 발휘하는 슬라이더를 무기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통산 427세이브로 역대 이 부문 1위에 빛나는 오승환(42)이다.
김택연의 투구 동작.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세이브 기록은 김택연이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결코 오승환의 첫 시즌 임팩트를 넘어설 수 없을 정도로 오승환의 루키 시즌은 압도적이었다.
다만 너무도 닮은 둘이기에 김택연의 행보에 더 눈길이 쏠린다. 신인상은 사실상 예약해둔 상황이고 그 다음은 가을야구 무대가 남았다. 오승환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서 1승 2세이브를 수확하고 시리즈 MVP까지 거머쥐며 화려한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여전히 오승환은 27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데 최근 부침을 겪은 뒤 2군에서 구위를 회복 중이다. 그 사이 김택연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BO의 역사를 쓴 살아 있는 전설과 앞으로 새 역사를 써나갈 새싹이 경쟁하는 구도가 퍽 흥미롭다.
물론 김택연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더 멀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당장 올 시즌부터 잘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택연은 "기록을 달성하려면 안 아픈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타이틀에 대해서는 시즌 전 목표는 세워뒀지만 그에 앞서 해야 할 게 너무나 중요하다.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신인상은) 최대한 의식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더 바랄 게 없다'는 이승엽 감독도 김택연에게 원하는 걸 굳이 꼽자면 단 하나였다. "그저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남은 경기를 완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두산은 23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를 만난다. 김택연은 한화전 6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탈삼진을 11개나 기록하며 1승 1세이브 ERA 1.35로 강력한 면모를 뽐냈다. 김택연의 고졸 루키 최다 세이브 기록이 한화와 3연전에서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세이브를 수확한 김택연(오른쪽)이 포수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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