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한화 김태연이 10회초 결승타를 쳐내고 기뻐하고 있다.

길고 긴 연장 승부 끝에 웃은 건 한화 이글스였다. 양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들이 나란히 무너진 상황에서 한화의 가을야구를 향한 강한 열망이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한화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7-6으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7위 한화는 55승 60패 2무로 이날 KT 위즈에 패한 6위 SSG 랜더스와 승차를 지웠다. 5위 KT와 승차는 2경기로 유지했다. 반면 2연패에 빠진 4위 두산은 62승 59패 2무로 이날 키움 히어로즈를 꺾은 3위 LG 트윈스와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3회까지 탈삼진 5개 포함 완벽한 투구를 펼치던 두산 선발 곽빈을 요나단 페라자가 공략했다. 4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곽빈의 5구 슬라이더를 강타,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23호 홈런.

두산 선수들이 8회말 역전에 성공한 뒤 더그아웃에서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한화는 5회에도 다시 한 방으로 점수를 냈다. 1사에서 이도윤이 곽빈의 커브를 전략적으로 공략했다. 좌측으로 향해 있던 우익수 조수행이 빠르게 타구를 쫓았지만 이도윤은 2루를 통과해 3루까지 파고들었다. 이재원이 우익수 방면으로 뜬공 타구를 날렸고 3루 주자가 손쉽게 홈을 밟았다.

그럼에도 곽빈은 실점 과정을 제외하면 깔끔한 투구를 펼쳤고 타선도 힘을 냈다. 0-2로 끌려가던 5회말 1사에서 강승호와 전민재가 연속 안타를 쳤고 이어 더블 스틸로 2,3루까지 향했고 바리아의 폭투로 한 점을 만회했다.

바리아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 타자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주자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바뀐 투수 박상원이 제러드 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양의지의 2루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곽빈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섰다. 김태연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김인환에게 던진 직구를 통타 당해 2루타를 맞았고 이도윤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몰리며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홍건희에게 공을 넘겼다.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이 한화전 역투하고 있다.

시즌 50번째 등판에 나선 홍건희는 5년 연속 50경기에 출전하며 KBO 역대 이 기록 22번째 이자 베어스 4번째(우완 2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홍건희는 이재원을 희생플라이로 돌려세웠으나 한화가 대타 카드를 꺼내들자 두산도 다시 투수를 바꿨다. 좌투수 이병헌을 올렸다. 결과적으론 아쉬움을 남겼다. 문현빈은 깔끔한 우전 안타를 날려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4-2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한화가 승리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8회말 두산이 크나 큰 기회를 잡았다. 8회 등판해 흔들리는 김서현을 공략했다. 정수빈이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고 제러드 영과 양의지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포수 최재훈이 마운드에 올라 김서현을 진정시켰다. 한화 벤치는 최근 가장 위력적인 공을 뿌리고 있던 김서현에게 이닝을 마칠 수 있는 임무를 맡겼다. 다소 안정을 찾은 듯 공격적인 승부를 펼쳤고 양석환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지만 거기까지였다.

한화 김서현(왼쪽)이 연이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뒤 강판되고 있다.

강승호가 8회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김재환과 승부에서 다시 한 번 볼넷을 허용해 밀어내기로 3-4로 쫓겼고 한화는 마무리 주현상에게 5아웃 세이브를 맡기고자 했다. 그러나 이미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기운 상황이었고 강승호가 중견수 방면 2루타를 날리며 주자 2명을 불러들여 5-4로 역전을 이끌었다. 이어 전민재의 스퀴즈까지 성공하며 점수 차를 2점으로 벌렸다.

8회말 역전 기회를 잡자 마운드엔 김택연이 등판했다. 역전할 경우를 대비해 몸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9회초 김택연이 등판했다. 노시환의 타구가 애매한 위치로 향했고 두산 좌익수와 유격수가 충돌했다. 노시환이 2루까지 향했다. 이어 김태연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3루 위기.

유로결에게 유격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 2루에서 주자를 잡아냈다. 아웃카운트 하나와 1점을 맞바꿨다. 승리가 쉽지 않았다. 이도윤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 앞에 떨어졌다. 1점 차 리드에서 1사 1,3루 위기 상황이 이어졌다. 최재훈의 타석에서 뼈아픈 폭투가 나왔다. 동점 주자가 득점하며 세이브가 날아갔고 결국 볼넷을 허용하며 강판됐다.

지난 18일 부상에서 복귀한 최지강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두산 내야가 전진했고 황영묵의 땅볼 타구를 잡은 2루수 강승호가 홈에 공을 뿌리며 득점을 막아냈다. 다시 2사 만루. 이어 페라자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주사위는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두산 마무리 투수 김택연이 한화전 9회초 구원 등판해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4출루를 기록한 정수빈이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김재호의 희생번트로 정수빈이 2루로 향했고 한화는 양의지에게 자동 고의4구를 기록, 1루를 채웠다. 이어 양석환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김태근마저 3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10회초 선두 타자 장진혁의 1루수 방면 땅볼 타구가 양석환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갔다. 두산엔 뼈아픈 실책이 한화엔 절호의 기회가 됐다. 장진혁이 1루를 통과해 2루까지 도달했다. 노시환의 유격수 땅볼 때 장진혁이 2루에 발이 묶였으나 다음 타자 김태연이 깔끔한 우전 적시타로 역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0회말에도 한화 마운드를 지킨 건 이상규였다. 강승호와 전민재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상규는 서예일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매조졌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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