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51)의 공주고 직속 후배 곽도규(20·KIA 타이거즈)가 태극마크를 목표로 했다.
올해 11월 일본, 대만, 멕시코 등지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는 또 다른 유망주들의 국제무대 데뷔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전력강화위원회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4 서울시리즈처럼 어린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는 기조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단기전인 만큼 불펜 구성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김택연(19), 최지강(23·이상 두산 베어스), 정해영(23·KIA 타이거즈), 조병현(22·SSG 랜더스), 박영현(21), 김민(25·이상 KT 위즈) 등 우완 불펜 자원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좌완 불펜 자원이 조금 애매하다. 아시안게임부터 승선한 자원 중 김영규(24·NC 다이노스), 이병헌(21·두산 베어스) 정도를 제외하면 다들 부상이거나 부진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가운데 좌완 사이드암 곽도규는 올해 KIA가 낳은 히트상품이자 눈여겨볼 만한 국가대표 좌완 불펜 후보로 여겨진다. 도척초-공주중-공주고를 졸업한 곽도규는 2023 KBO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42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데뷔 첫해는 14경기 평균자책점 8.49로 좋지 않았으나, 지난해 2군에서 구속을 크게 늘린 후 최고 시속 152㎞의 빠른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올 시즌 필승조로 올라섰다. 올해 성적은 61경기 2승 2패 1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1, 46이닝 52탈삼진.
7월 11경기 평균자책점 6.23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은 곽도규는 8월 들어 11경기 승패 없이 4홀드 평균자책점 2.1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광주에서 만난 그는 "선배들이나 코치님들이 내가 아무래도 지난겨울 호주(캔버라 캐벌리)도 다녀오고 미국도 다녀왔다 보니 한동안 힘들 수도 있다고 하셨다. 첫 풀타임 시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힘든 시기 속에서도 얻는 것이 있었다.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도 익숙하지 않던 구종도 많이 던지게 되면서 차츰 우타자 상대 약점도 극복해 나갔다. 공교롭게도 8월 우타자 상대 성적도 피안타율 0.182(11타수 2안타)로 좋아졌다. 이에 곽도규는 "다양한 구종을 많이 던지게 되면서 점차 손에 익는 느낌이 있었다. 우타자 상대로 안 좋았다가 좋아진 것 같다고 하는데 안 좋았던 것도 좋았던 것도 표본이 적어서 아직 뭐라 말하긴 이르다고 생각한다. 계속 배우고 경험을 쌓는 중이다"라고 차분하게 답했다.
오는 9월 10일 프리미어12 60인 엔트리가 정해지는 가운데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곽도규가 명단에 포함되는 것은 꿈은 아니다. 여기에 최근 곽도규가 존재감을 더 낼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지난 24일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이 턱관절 골절로 정규시즌 아웃이 되면서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불펜진의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몇 안 되는 좌완 필승조 곽도규의 비중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곽도규는 최근 늘어난 입지에 대한 물음에 "KIA에는 나 말고도 좋은 좌완이 정말 많다. 단순히 좌완을 넘어 투수로서도 대단한 양현종 선배님을 비롯해 나와 투구폼이 비슷한 (김)대유 선배, (최)지민이 형 등 어딜 가도 배울 형들이 정말 많다. 그런 선배님들과 형들 사이에서 내가 중용 받는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자체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국가대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목소리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선수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태극마크지만, 곽도규에게는 조금 더 특별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이자 공주고 선배 박찬호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곽도규는 "어린 시절부터 박찬호 선배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야구 선수와 태극마크를 꿈꾸게 됐다. 박찬호의 후배라는 자부심이 있다. 그래서 꼭 한 번쯤은 국가대표로 뛰어 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사실 내가 요새 팬들에게 책을 잘 읽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은데 솔직히 그렇게 많이 읽진 않는다. 그렇지만 박찬호 선배님의 책은 정말 많이 읽었다"고 미소 지었다.
모교 공주고 자부심도 상당했다. 그가 나온 공주고는 전국대회 우승은 많지만, 박찬호를 비롯해 뛰어난 야구선수를 많이 배출했다. 김경문(66) 한화 이글스 감독, 홍원기(51) 키움 히어로즈 감독 등 현역 사령탑이 둘이나 있다. 곽도규는 자신의 활약과 국가대표 발탁 모두 앞으로 들어올 공주고 후배들에게도 큰 힘이 될 거란 믿음이 있다. 그 믿음으로 함께 공주고에서 뛰었던 김규연(22·한화), 김두현(21·KIA) 등과는 '꼭 우리부터라도 성공하자'고 다짐했다고.
곽도규는 "공주고 투수들은 보통 늦게까지 섀도 피칭 연습을 할 때가 있는데 운동장에서 하다 보면 공산성이 보인다. 밤이 되면 그 공산성 외벽에 불이 들어오는데 그걸 보면 '아, 내가 이때까지 열심히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함과 함께 운동을 마무리하곤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때를 떠올리며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도 공주고 대선배님(김경문, 홍원기)들이 KBO 현장 감독으로 두 분이나 계시는데 솔직히 말해 정말 뿌듯하다. 한번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은데 홈, 원정 시간도 다르고 상대 팀 선수인 내가 혼자 감독실로 찾아가는 것도 쑥스러워 아직 그러진 못하고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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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곽도규가 22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올해 11월 일본, 대만, 멕시코 등지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는 또 다른 유망주들의 국제무대 데뷔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전력강화위원회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4 서울시리즈처럼 어린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는 기조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단기전인 만큼 불펜 구성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김택연(19), 최지강(23·이상 두산 베어스), 정해영(23·KIA 타이거즈), 조병현(22·SSG 랜더스), 박영현(21), 김민(25·이상 KT 위즈) 등 우완 불펜 자원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좌완 불펜 자원이 조금 애매하다. 아시안게임부터 승선한 자원 중 김영규(24·NC 다이노스), 이병헌(21·두산 베어스) 정도를 제외하면 다들 부상이거나 부진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가운데 좌완 사이드암 곽도규는 올해 KIA가 낳은 히트상품이자 눈여겨볼 만한 국가대표 좌완 불펜 후보로 여겨진다. 도척초-공주중-공주고를 졸업한 곽도규는 2023 KBO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42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데뷔 첫해는 14경기 평균자책점 8.49로 좋지 않았으나, 지난해 2군에서 구속을 크게 늘린 후 최고 시속 152㎞의 빠른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올 시즌 필승조로 올라섰다. 올해 성적은 61경기 2승 2패 1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1, 46이닝 52탈삼진.
7월 11경기 평균자책점 6.23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은 곽도규는 8월 들어 11경기 승패 없이 4홀드 평균자책점 2.1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광주에서 만난 그는 "선배들이나 코치님들이 내가 아무래도 지난겨울 호주(캔버라 캐벌리)도 다녀오고 미국도 다녀왔다 보니 한동안 힘들 수도 있다고 하셨다. 첫 풀타임 시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곽도규.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하지만 힘든 시기 속에서도 얻는 것이 있었다.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도 익숙하지 않던 구종도 많이 던지게 되면서 차츰 우타자 상대 약점도 극복해 나갔다. 공교롭게도 8월 우타자 상대 성적도 피안타율 0.182(11타수 2안타)로 좋아졌다. 이에 곽도규는 "다양한 구종을 많이 던지게 되면서 점차 손에 익는 느낌이 있었다. 우타자 상대로 안 좋았다가 좋아진 것 같다고 하는데 안 좋았던 것도 좋았던 것도 표본이 적어서 아직 뭐라 말하긴 이르다고 생각한다. 계속 배우고 경험을 쌓는 중이다"라고 차분하게 답했다.
오는 9월 10일 프리미어12 60인 엔트리가 정해지는 가운데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곽도규가 명단에 포함되는 것은 꿈은 아니다. 여기에 최근 곽도규가 존재감을 더 낼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지난 24일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이 턱관절 골절로 정규시즌 아웃이 되면서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불펜진의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몇 안 되는 좌완 필승조 곽도규의 비중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곽도규는 최근 늘어난 입지에 대한 물음에 "KIA에는 나 말고도 좋은 좌완이 정말 많다. 단순히 좌완을 넘어 투수로서도 대단한 양현종 선배님을 비롯해 나와 투구폼이 비슷한 (김)대유 선배, (최)지민이 형 등 어딜 가도 배울 형들이 정말 많다. 그런 선배님들과 형들 사이에서 내가 중용 받는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자체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국가대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목소리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선수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태극마크지만, 곽도규에게는 조금 더 특별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이자 공주고 선배 박찬호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곽도규.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곽도규는 "어린 시절부터 박찬호 선배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야구 선수와 태극마크를 꿈꾸게 됐다. 박찬호의 후배라는 자부심이 있다. 그래서 꼭 한 번쯤은 국가대표로 뛰어 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사실 내가 요새 팬들에게 책을 잘 읽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은데 솔직히 그렇게 많이 읽진 않는다. 그렇지만 박찬호 선배님의 책은 정말 많이 읽었다"고 미소 지었다.
모교 공주고 자부심도 상당했다. 그가 나온 공주고는 전국대회 우승은 많지만, 박찬호를 비롯해 뛰어난 야구선수를 많이 배출했다. 김경문(66) 한화 이글스 감독, 홍원기(51) 키움 히어로즈 감독 등 현역 사령탑이 둘이나 있다. 곽도규는 자신의 활약과 국가대표 발탁 모두 앞으로 들어올 공주고 후배들에게도 큰 힘이 될 거란 믿음이 있다. 그 믿음으로 함께 공주고에서 뛰었던 김규연(22·한화), 김두현(21·KIA) 등과는 '꼭 우리부터라도 성공하자'고 다짐했다고.
곽도규는 "공주고 투수들은 보통 늦게까지 섀도 피칭 연습을 할 때가 있는데 운동장에서 하다 보면 공산성이 보인다. 밤이 되면 그 공산성 외벽에 불이 들어오는데 그걸 보면 '아, 내가 이때까지 열심히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함과 함께 운동을 마무리하곤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때를 떠올리며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도 공주고 대선배님(김경문, 홍원기)들이 KBO 현장 감독으로 두 분이나 계시는데 솔직히 말해 정말 뿌듯하다. 한번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은데 홈, 원정 시간도 다르고 상대 팀 선수인 내가 혼자 감독실로 찾아가는 것도 쑥스러워 아직 그러진 못하고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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