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실책 1위' KIA 수비 어찌할꼬, 홈런 박빙-안타 수 2배 앞섰는데 '2점 차'로 겨우 이겼다
입력 : 2024.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IA 이우성(가운데)이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송구를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이우성(가운데)이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송구를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겼지만, 찝찝함이 남았다. 1위 팀 KIA 타이거즈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 불리는 2위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잦은 실책으로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KIA는 지난 8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삼성에 15-1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구 원정 4연승을 질주한 KIA는 74승 2무 49패로 2위 삼성과 승차를 5.5경기로 벌렸다. 또한 올 시즌 삼성에 9승 4패로 상대 전적 우위를 확정했다. 삼성이 남은 KIA와 3경기를 모두 이겨도 동률을 이루지 못한다. 한편 5연승에 실패한 삼성은 또 한 번 2위 징크스에 시달리며 69승 2무 55패를 기록했다.

객관적인 타격 지표만 보면 KIA가 어렵지 않게 이겼어야 할 경기였다. 안타 수는 18개 대 9개로 앞섰고 홈런도 3개 대 4개로 박빙이었다. KIA에서만 멀티히트를 친 선수가 6명이나 나왔다. 오히려 삼성 쪽에서 병살 두 차례를 기록해 득점권 상황에서도 KIA가 못할 건 없었다. 하지만 KIA는 삼성과 같은 8명의 투수를 소모하며 마지막까지 진땀 빼는 승부를 겨뤘다. 이유는 시즌 내내 지적받은 실책이었다.

이날도 KIA 선수들이 범한 4개의 실책은 하나하나 크게 작용해 대량 실점의 이유가 됐다. 첫 실책은 2회 말 터졌다. 선두타자 윤정빈의 땅볼 타구 때 1루수 이우성은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다. 부서진 방망이가 이우성 쪽으로 향하며 집중하지 못할 상황일 순 있었으나, 결국 뒤늦게 포구한 탓에 송구가 늦어 윤정빈이 1루에서 살았다. 뒤이어 전병우, 김지찬, 이재현, 구자욱이 연속 볼넷으로 2점을 만들고 박병호의 만루 홈런까지 터지며 KIA는 6실점을 하게 됐다.

KIA가 9-11로 지고 있는 5회 초 무사 1루에는 하마터면 분위기를 완전히 내줄 뻔했다. 1루 주자 김지찬이 2루 도루를 감행한 것을 김태군이 잡으려 했다. 하지만 김선빈이 그 공을 미처 받지 못해 외야로 향하면서 김지찬의 2루 도루는 성공했다.

삼성 김지찬이 31일 대구 KIA전 5회 말 이재현의 타구 때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김지찬이 31일 대구 KIA전 5회 말 이재현의 타구 때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후 장면이 더 아쉬웠다. 김지찬은 KIA 야수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2루에서 3루까지 곧장 내달렸다.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뒤늦게 3루로 송구했으나, 김지찬의 발이 더 빨랐다. 졸지에 마운드 위의 김승현은 1사 3루 위기에 놓이게 됐다. 베테랑들의 실책은 어린 투수의 멘탈에도 영향을 줬다. 김승현은 이어진 이재현의 땅볼 타구 때 김지찬의 빠르기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홈으로 악송구했고 추가 1실점 했다. 그 사이 이재현은 2루까지 도달했다.

마지막 실책도 아찔했다. KIA가 6회 초 5득점 빅이닝으로 14-12로 앞선 7회 말, 김현준의 땅볼 타구를 투수 곽도규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곽도규가 자신의 앞에 온 타구를 곧바로 1루로 송구했으나, 1루수 이우성이 잡기엔 너무 벗어나 있었다.

KIA는 김현준의 스리피트 수비 방해와 관련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결과 곽도규와 이우성은 각각 전상현과 김규성으로 교체됐다. 다행히 전상현이 김지찬을 중견수 뜬 공, 구자욱을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실점 없이 마무리됐으나, 이날 경기 양상을 봤을 때 분위기를 내줄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KIA 선수단이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수단이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렇듯 KIA가 올 시즌 실책으로 경기를 내줄 뻔한 것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KIA의 팀 실책은 130개(야수 112개+투수 18개)로 2위 SSG 랜더스의 109개(야수 97개+투수 12개)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야수 실책 수는 리그 평균 83개보다 월등히 앞선 112개다. 강습 타구에 약점을 보이는 3루수 김도영과 올해가 첫 1루수 도전인 이우성 등 지적받는 이유는 많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받은 문제가 시즌 말미까지 지속된다는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하필 올해 팀 야수 최소 실책 공동 1위(65개)의 삼성과 맞대결이어서 그 차이는 더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삼성은 여러 차례 호수비를 보여준 1루수 르윈 디아즈를 비롯해 내·외야 할 것 없이 안정적인 수비로 적은 안타 수에도 박빙의 경기를 만들었다.

물론 많은 실책에도 경기를 끝내 승리로 장식한 것은 오히려 KIA 타선의 강함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점, 한 점이 중요한 단판 승부에서 실책은 시리즈를 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점검이 필요하다. 더욱이 이날 붙은 삼성은 만약 KIA가 한국시리즈로 직행한다면 붙게 될 가장 유력한 상대 중 하나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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