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친정 방문에서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다.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의 별다른 환대를 받지 못했지만 팀 승리로 아쉬움을 달랬다.
오타니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올리며 다저스의 연장 10회 접전 끝 6-2 승리에 힘을 보탰다.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오타니는 시즌 타율이 2할9푼2리(541타수 158안타)를 유지했다. OPS는 .993에서 .994로 소폭 상승.
전 세계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에 도전 중인 오타니는 이날 홈런과 도루를 추가하진 못했다. 44홈런 46도루에 묶인 오타니는 다저스 시즌이 23경기 남은 가운데 산술적으로 50-50(51홈런 53도루) 페이스를 유지 중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에인절스에 몸담으며 홈구장으로 사용한 에인절스타디움에 상대팀 선수로 처음 왔다. 오타니에겐 지난해 8월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이후 377일 만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의 경기 출장이었다.
당시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섰던 오타니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⅓이닝 21구 만에 강판된 뒤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파열 진단을 받아 투수로서 시즌이 끝났다. 9월20일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가면서 올해까지 투수는 나서지 않는다.
1년 만에 오타니가 친정 방문을 했지만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를 위한 헌정 영상을 SNS에만 띄웠을 뿐 경기장에서 별다른 환대를 하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석에 오타니가 등장하자 에인절스 홈팬들과 적잖은 다저스 원정팬들이 기립 박수를 보냈지만 엄청난 열기는 아니었다. 오타니도 헬멧 챙을 잡고 짧게 화답하며 타석을 준비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대부분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야유도 적지 않았다. 이는 오타니가 지역 라이벌과 7억 달러 계약을 맺는 것을 모두가 기뻐하진 않았다는 걸 반영한 것이다’며 ‘관중도 가득차지 않았는데 이는 오타니가 떠나고 에인절스 프랜차이즈가 얼마나 많은 손실을 입었는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에인절스 좌완 선발 리드 데트머스를 맞아 오타니는 1루 땅볼로 아웃됐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95.3마일(153.4km)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겼지만 땅볼이 됐다.
하지만 3회초 1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 1타점 3루타를 폭발했다.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데트머스의 6구째 한가운데 몰린 커브를 잡아당겨 우익선상 빠지는 타구를 날렸다.
타구가 우측 펜스 안쪽에서 멈춰 에인절스 우익수 조 아델이 달려간 사이 1루 주자 미겔 로하스가 홈에 들어왔고, 오타니는 3루까지 여유 있게 내달렸다. 시즌 7번째 3루타로 99타점째. 1-1 동점을 만든 3루타에 옛 동료인 에인절스 3루수 앤서니 렌던이 손으로 오타니의 등을 때리는 시늉으로 장난을 치기도 했다. 오타니도 웃으면서 받아들였다.
이어 다음 타자 무키 베츠의 좌전 안타에 오타니가 천천히 홈에 들어오며 2-1로 스코어를 뒤집는 득점을 올렸다. 시즌 110득점째.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들어선 3번째 타석은 루킹 삼진을 당했다. 5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배트가 헛돌며 풀카운트가 된 뒤 6구째 바깥쪽 높은 시속 94.8마일(152.6km) 포심 패스트볼에 얼어붙었다.
2-2 동점으로 맞선 8회초 무사 1루에선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95.6마일(153.9km) 포심 패스트볼에 배트가 헛돌았다.
연장 승부치기로 넘어간 경기에서 다저스가 10회초 4득점으로 승기를 잡았다. 1사 2루에서 로하스의 좌전 적시타로 3-2 리드를 잡은 다저스는 계속된 2사 2루에서 오타니가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걸어나갔다. 오타니의 시즌 9번째 고의4구.
여기서 무키 베츠가 좌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로안시 콘트레라스의 초구 가운데 높게 몰린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5호 홈런. 베츠가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다저스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2연승을 거둔 다저스는 84승55패(승률 .604)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질주했다. 2연승이 끝난 에인절스는 57승81패(승률 .413)로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5위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