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후광 기자] 삼성 라이온즈 구단이 박병호의 KBO리그 역대 3번째 400호 홈런볼 회수에 실패했다. 경기 내내 협상에 협상을 거듭했지만, 공을 잡은 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프로야구 삼성 관계자는 지난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5차전을 7-3 승리로 마친 뒤 취재진에 “박병호의 400호 홈런공을 결국 회수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박병호는 이날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0-0으로 맞선 2회말이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그는 볼카운트 0B-1S에서 두산 선발 최승용의 가운데로 몰린 포크볼(128km)을 공략해 비거리 120m 우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8월 31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 9월 1일 대구 KIA전, 3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이어 4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순간이었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이승엽(삼성·467개) 두산 감독, 최정(SSG 랜더스·491개)에 이어 KBO리그 역대 3번째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아울러 시즌 20번째 홈런을 치며 KT 위즈 시절이었던 2022시즌 이후 2시즌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또한 2022년 6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 5경기 연속 홈런 이후 797일 만에 4경기 연속 홈런에 성공했다.
삼성 구단은 대기록 달성 직후 박병호의 홈런볼이 떨어진 라이온즈파크 우측 외야석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박병호의 400호 홈런볼을 차지한 한 야구팬을 만나 홈런볼 회수를 요청했지만, 팬의 의지는 확고했다. 삼성 관계자는 “홈런볼 회수를 요청했지만, 팬분이 공을 간직하겠다고 하셨다. 구단에 특별히 원하는 것도 없으셨다. 그냥 홈런볼을 원하신 모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에 그치지 않고 5회 다시 외야석을 방문해 간곡하게 홈런공 회수를 부탁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관중은 “생각해보겠다”라는 말을 남긴 채 홈런볼을 들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팬의 연락처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홈런볼을 회수하지 못했지만, 당사자인 박병호는 덤덤한 모습이었다. 박병호는 경기 후 “나는 구단에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그냥 살짝 더러운 공을 기념구로 해도 된다”라고 웃으며 “물론 의미가 있는 공이지만, 그 공을 받으신 분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나는 그분보다는 크게 의미가 없는 거 같다”라고 팬을 먼저 생각하는 프로다운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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