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37)의 등판일이 조정됐다. 상대팀도 삼성 라이온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바뀌었다. 표적 등판이 아니라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긴 한화 팀 사정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12일 대전 삼성전 선발투수로 좌완 김기중을 내세웠다. 원래 선발 로테이션 순서라면 류현진이 나설 차례였다. 지난 6일 잠실 LG전 이후 5일 휴식을 가진 상태라 류현진이 이날 선발로 예고되지 않은 게 궁금증을 낳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선발 순서 변경과 관련 "오늘은 (김)기중이가 나간다. 부산에 가서 (류)현진이가 나갈 거다. 특별한 것은 없다"며 선발 순서를 바꾼 것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다.
13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이 예상되는 류현진의 몸 상태는 문제가 없다. 표적 등판도 아니다. 올해 삼성전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4.76으로 막은 류현진은 롯데 상대로 1경기 나섰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지난 5월8일 사직 경기에서 5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5실점 패전을 안은 바 있다.
결국 한화 팀 사정에 따른 로테이션 조정으로 해석된다. 어깨 피로 누적으로 문동주가 1군 엔트리 말소된 한화는 라이언 와이스, 하이메 바리아, 류현진까지 고정 선발투수가 3명밖에 없다. 로테이션의 두 자리가 비어있는 상황인데 4~5선발 자리에 김기중과 대체 선발을 붙여서 써야 하는 순서였다.
13~14일 사직 롯데전에서 사실상 이틀 연속 불펜 데이가 될 수도 있는 상황. 투수진 데미지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로테이션 조정이 필요했다. 류현진의 일정을 하루 뒤로 미룸으로써 한화는 사직 3연전에 류현진, 대체 선발, 와이스 순으로 선발을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이번 주까지 주간 6경기를 풀로 치르는 한화는 다음주부터 2주간 각각 5경기씩 치른다. 마지막 남은 2주는 5선발 없이 4명의 선발로 로테이션 운영이 가능하지만 이번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며 승산을 높이기 위해선 이 같은 선발 순서 조정이 필요했다.
최근 4연패 속에 순위가 8위로 떨어진 한화는 5위 두산과 격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잔여 시즌 14경기에 현실적으로 뒤집기 어려운 차이지만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해야 한다. 당장 4연패 탈출이 시급하지만 주말 3연전까지 내다보고 류현진의 등판을 대전 홈이 아닌 부산 원정으로 하루 미뤘다.
당장 이날 삼성전 선발 김기중의 어깨가 무겁다. 4연패 탈출을 위해 최대한 길게 버텨줘야 한다. 김경문 감독은 김기중에 대해 "5회까지 던져주면 땡큐다. 많은 실점이 아니면 5회까지 가줬으면 좋겠다. 만약 점수를 어느 정도 주면 투수를 교체하면서 경기를 해야겠지만 오늘은 기중이도 나름 책임감을 갖고 던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이날 한화는 삼성 우완 선발 데니 레예스를 맞아 요나단 페라자(지명타자) 장진혁(중견수) 김태연(우익수) 노시환(3루수) 채은성(1루수) 김인환(좌익수) 이도윤(유격수) 황영묵(2루수) 최재훈(포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중심타자 안치홍이 선발에서 제외됐다. 김 감독은 "다리에서 허리가 올라오고,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우리가 연습하고 이러는 걸 보면 안다. 본인은 자꾸 하겠다고 그러는데 무리시키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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