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9년 만에 외국인 투수 10승 듀오를 배출했다. 박병호의 스리런 홈런까지 터지며 2위 자리를 완전히 굳혔다. 2위 확보 매직넘버는 '5'로 줄였다.
삼성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를 7-1로 승리했다.
급성 요추 염좌를 딛고 32일 만에 1군 복귀전을 가진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가 5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10승(4패)째를 거뒀다. 이미 11승(6패)을 수확한 코너 시볼드와 함께 삼성의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돌파했다. 지난 2015년 알프레도 피가로(13승), 타일러 클로이드(11승)에 이어 9년 만이다.
타선에선 박병호가 1회초부터 시즌 21호 스리런 홈런을 치며 4득점 빅이닝을 이끌었다. 3회초에는 김헌곤의 시즌 9호 홈런까지 터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3연승을 달린 삼성은 75승57패2무(승률 .568)를 마크, 3위 LG(68승62패2무 승률 .523)와 격차를 6경기로 벌렸다. 잔여 시즌 10경기에서 자력으로 5승만 하면 2위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최근 5연패 늪에 빠지며 61승68패2무(승률 .473)가 된 8위 한화는 5위 두산(65승66패2무 승률 .496)과 격차가 4경기로 벌어져 포스트시즌 희망이 사실상 끝났다. 이날 1만1719명의 관중이 입장한 한화는 홈경기 총 관중 74만5797명으로 구단 역대 최다 신기록을 세웠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급성 요추 염좌에서 회복된 레예스를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며 코너를 말소했다. 전날(11일) 한화전에서 4회말 1사까지 노히터 투구를 펼치던 코너는 오른쪽 견갑 부위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다행히 등쪽이 뭉친 담 증세로 큰 부상이 아니었지만 보호 및 관리 차원에서 엔트리 말소가 결정됐다.
자연스럽게 코너와 바톤터치를 한 레예스는 지난달 11일 광주 KIA전 이후 32일 만의 실전 복귀로 투구수 70개를 계획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63개의 공으로 5회까지 던졌다. 5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0승(4패)째를 거둔 레예스는 평균자책점을 3.75에서 3.67로 낮췄다.
1회말 시작부터 요나단 페라자, 장진혁을 몸쪽 슬라이더로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시작한 레예스는 2회말에도 노시환을 투심 패스트볼로 3구 삼진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채은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인환을 2루 땅볼 유도해 4-6-3 병살타로 이닝을 끝낸 레예스는 3회말 황영묵에게 좌중간 2루타, 최재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하지만 페라자를 2루 내야 뜬공, 장진혁을 몸쪽 커터로 헛스윙 삼진 잡고 추가 실점을 막은 레예스는 4회말 1사 2루에서도 채은성을 3루 땅볼, 김인환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5회말에도 선두 이도윤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황영묵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총 투구수 63개로 5회를 마친 레예스는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47km, 평균 145km 직구(22개) 외에도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5개), 투심, 커터(이상 5개)를 고르게 구사했다.
코너에 이어 레예스까지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면서 삼성은 2015년 피가로(13승), 클로이드(11승)에 이어 9년 만에 외국인 투수 10승 듀오를 배출했다. 앞서 2006년 팀 하리칼라(12승), 제이미 브라운(11승), 2012년 미치 탈보트(14승), 브라이언 고든(11승)까지 포함해 구단 역대 4번째 10승 외국인 듀오가 탄생했다.
삼성 타선도 1회초부터 4득점을 내며 레예스를 도왔다. 한화 선발 김기중을 상대로 김지찬과 구자욱의 중전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르윈 디아즈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냈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박병호의 스리런 홈런이 폭발했다. 김기중의 2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130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21호 홈런.
이후 강민호에게 초구에 좌측 2루타를 맞은 뒤 김헌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내준 김기중은 1회도 못 버티고 25구 만에 조동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 시즌 4패(5승)째를 당한 김기중은 평균자책점도 6.53에서 7.19로 치솟았다.
한화 두 번째 투수 조동욱이 5타자 연속 아웃을 잡으며 분위기를 바꾸는가 싶었지만 3회초 삼성이 추가점을 냈다. 디아즈가 7구 승부 끝에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김헌곤이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조동욱의 3구째 가운데 낮은 시속 141km 직구를 공략,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9호 홈런. 지난 7월4일 대구 KIA전 이후 70일 만의 홈런이었다.
계속된 3회초 공격에서 삼성은 전병우의 좌측 2루타에 이어 류지혁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더해 7-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구자욱과 디아즈가 나란히 3안타씩 맹타를 휘두른 가운데 이재현을 제외한 8명의 선발 타자들이 고르게 안타를 기록했다. 선발 레예스가 내려간 뒤에는 황동재가 2이닝 1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 오승환이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임창민이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한화는 김기중이 1회도 못 버티면서 일찌감치 흐름을 내줬다. 1회초부터 구원등판한 조동욱이 3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이 1득점으로 끝났다. 1~2번 테이블세터 페라자과 장진혁이 나란히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