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취소 됐으면 어떡할 뻔 했나…그래도 “공이 빠졌으면 3루 갔을 것” 기록보다는 팀, 고승민의 힛 포 더 사이클 성공기 [오!쎈 부산]
입력 : 2024.09.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진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엔스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6회말 우월 역전 솔로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09.17 / foto0307@osen.co.kr롯데 자이언츠 제공[OSEN=부산, 조형래 기자] “공이 더 빠졌으면 3루 갔을 것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고승민(25)이 KBO리그 역대 32번째, 구단 4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고승민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2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힛 포 더 사이클을 달성하는 5타수 5안타 3타점 경기를 펼쳤다. 팀의 7-3 역전승을 이끌었다.

추격의 점수, 역전의 점수, 그리고 쐐기의 점수이자 대기록까지. 고승민은 이날 말 그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고승민의 힛 포 더 사이클은 1회부터 시작됐다. 1회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고승민. 0-3으로 뒤진 3회 1사 1루에서는 중견수 방면 적시 3루타를 뽑아내 만회 타점을 기록했다. 힛 포 더 사이클에서 가장 어렵다는 3루타라는 조건을 일찌감치 완성했다.

그리고 5회 좌전안타를 추가한 뒤 나승엽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3 동점 득점을 올렸다. 3-3으로 맞선 7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이종준의 커브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진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엔스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6회말 우월 역전 솔로 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2024.09.17 / foto0307@osen.co.kr

4-3으로 앞선 8회 1사 2루에서, 황성빈이 기습번트로 상대를 흔들며 5-3의 달아나는 득점을 뽑았다. 그리고 다시 고승민 타석이 돌아왔다. 고승민은 백승현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뽑아냈다. 중견수 박해민이 타구를 잡지 못하며 뒤로 빠뜨렸고 고승민이 2루까지 내달렸다. 고승민의 힛 포 더 사이클이 이렇게 완성됐다. 

올 시즌에는 지난 7월 23일 광주 NC전 KIA 김도영이 31번째이자 시즌 첫 힛 포 더 사이클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날 고승민이 올 시즌 두 번째, 역대 32번째 힛 포 더 사이클의 대기록을 만들었다. 롯데 구단 역사로는 정구선(1987년), 김응국(1996년), 오윤석(2020년)에 이은 역대 4번째다.

고승민은 경기 후 “기록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중간에 더그아웃에서 누가 말했는데 그것도 너무 더워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잊어버렸다”라면서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도 몇 번 이런 적이 있었는데 실패했다. 그래서 정말 의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진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엔스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3회말 1사 1루 우중간 1타점 3루타를 치고 세리머미를 하고 있다. 2024.09.17 / foto0307@osen.co.kr

이날 경기는 폭염으로 취소가 될 뻔 했다. 임채섭 경기 감독관은 폭염 취소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그러나 결국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고승민의 대기록도 달성될 수 있었다. 

그는 “오늘 경기가 취소될 뻔 했다. 하지만 선배님들과 선수들 모두 오늘 우리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경기를 하는 게 우리에게 좋은 것이다고 강조했다”라며 “우리가 더우면 상대도 더우니까 더워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선배님들 덕분에 어린 선수들도 잘 따랐던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사실 대기록이 실감 나지 않았지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는 “사실 말로만 듣던 기록이라서 실감은 안나긴 한다. 하지만 그래도 경기는 끝났으니가 남은 경기를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진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엔스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LG 트윈스에 7-3으로 역전승하고 고승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09.17 / foto0307@osen.co.kr

8회 2루타로 힛 포 더 사이클 달성 순간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 뛰면서 유재신 코치님이 ‘2루에서 멈춰라’고 하시더라. 저는 처음에 잡힌 줄 알고 1루에서 멈췄는데 2루를 가서 또 또 빠진 것을 확인하면 3루로 가야하지 않나. 그런데 코치님이 2루에서 멈추라고 하시더라”라며 “하지만 공이 더 빠졌으면 아마 3루로 갔을 것이다. 기록인 것을 알았어도 그냥 3루를 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3루를 가면 아웃되는 상황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 후 인터뷰가 끝난 뒤 물세례를 맞은 고승민. “처음 맞아본다. 기분 좋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기록을 챙겨주고 기뻐해준 인물들은 모두 코치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김주찬, 임훈 두 분의 타격코치님들이 너무 축하를 해주셨다. 그래서 감사했다”라며 “어떻게 보면 타격코치님들 덕분에 이렇게 제가 좋은 타격감을 찾았고 유지할 수 있었다. 저보다 더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진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엔스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고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2024.09.17 / foto0307@osen.co.kr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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