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와 SSG 랜더스가 마지막 남은 가을야구 한 자리를 두고 시즌 마지막까지 경쟁한다.
올 시즌 KBO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NC(잔여경기 5경기)를 제외한 모든 팀들의 잔여경기가 3경기 이하로 남은 시점에서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팀들이 결정됐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1위 KIA(85승 2무 54패 승률 .612)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2위 삼성(78승 2무 63패 승률 .553), 3위 LG(75승 2무 66패 승률 .532)가 각각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4위 두산(73승 2무 68패 승률 .518)은 지난 26일 롯데를 꺾으며 4위를 확정했다.
5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진출권은 이제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7위 한화, 8위 롯데, 9위 NC, 10위 키움은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공동 5위 KT와 SSG가 남은 가을야구 한 자리를 두고 시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지난 24일 KT가 롯데에 승리하고 SSG는 LG에 패하며 2연패에 빠졌을 때만 해도 KT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SSG는 이후 2연승을 달리며 2연패를 만회했고 70승 2무 70패를 기록하며 정확하게 KT와 동률을 이뤘다. 양 팀 모두 올 시즌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로 맞대결이 없기 때문에 시즌 마지막까지 동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KBO리그는 정규시즌 순위가 동률일 경우에는 상대전적, 팀간 다득점, 전년도 순위를 기준으로 순위를 가린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1위와 5위는 이러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순위 결정전을 개최해 순위를 가린다. KBO리그 역사상 순위 결정전이 열린 것은 1986년과 2021년이 유이하다.
가장 최근인 2021년을 돌아보면 당시 KT와 삼성이 76승 9무 59패 승률 .563으로 정확히 동률을 이뤘고 결국 1위 결정전을 통해 정규시즌 우승팀을 가렸다. 상대전적에서 앞섰던 삼성이 홈구장에서 1위 결정전을 개최했지만 KT가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7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 해 KT는 기세를 몰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고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3위로 시즌을 마쳤다.
KBO리그 역사상 5위 결정전이 열린 적은 없다. 만약 KT와 SSG의 5위 결정전이 성사된다면 KBO리그 역대 세 번째 순위 결정전이자 역대 최초 5위 결정전이 열리게 된다. KT와 SSG는 올 시즌 맞대결에서 8승 8패로 팽팽했다. 팀간 다득점에서 KT(92득점)가 SSG(87득점)에 앞서기 때문에 5위 결정전이 열릴 경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게 된다.
KT와 SSG의 5위 경쟁 관전포인트는 키움이다. 공교롭게도 최하위 키움이 KT와 2경기, SSG와 1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 26일 인터뷰에서 27일과 28일 KT전 선발투수로 전준표와 조영건, 30일 SSG전 선발투수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예고했다. 선발투수만 보면 KT가 웃을 수 있는 선발 로테이션이다.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부상 때문에 추가 등판 없이 시즌을 마감했고 헤이수스는 탈삼진 타이틀을 위해 마지막 경기에 등판하는 것이 큰 변수로 작용했다. 홍원기 감독은 “헤이수스는 탈삼진 타이틀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지금 강력하게 등판을 희망했다. (타이틀 획득이) 본인의 의지대로 쉬운 게 아니고 일단은 (탈삼진왕) 도전을 하는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헤이수스가 SSG전에 등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KT는 27일 키움전 선발투수로 쿠에바스를 예고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30경기(170이닝) 7승 12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중이다. 앞선 2시즌과 비교하면 조금은 아쉬운 성적이지만 큰 경기에 워낙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사실상 가을야구나 다름없는 이날 경기에서도 팬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SSG는 이날 경기가 없다.
시즌 마지막까지 승자를 알 수 없는 KT와 SSG의 5위 경쟁에서 마지막에 웃는 팀은 어디가 될까. 팬들은 손에 땀을 쥐고 두 팀의 경쟁을 지켜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