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외야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약체로 평가받았는데 (많은 야구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기 위해 선수들이 악착같이 플레이했고 좋은 결과로 보여줬다. 아쉽게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2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3리(492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92득점 13도루 OPS 1.046을 기록 중이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는 등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정립한 타격 메커니즘을 유지하기 위해 좀 더 섬세하게 들어갔다.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코칭스태프에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시고 감독님께서 분위기를 잡아주신 덕분에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이달 들어 5할9리의 고타율은 물론 57타수 29안타 9홈런 24타점 18득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마지막이니까 좀 더 과감하고 자신 있게 플레이하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닌데도 결과라 좋은 건 운이 따르는 게 아닌가 싶다”. 구자욱의 말이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정규 시즌 MVP급 활약을 펼쳤고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며 플레이오프 직행에 큰 공을 세운 구자욱.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남아 있다. 지난 7월 20일 대구 롯데전에서 상대 선발 이인복이 던진 공에 왼쪽 종아리를 맞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구자욱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게 올 시즌 목표였는데 본의 아니게 몸에 맞는 공으로 빠지게 된 게 제일 아쉽다. (1군 엔트리에서) 안 빠지고 치고 올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제가 빠졌을 때 선수들이 힘을 내서 잘 버텨줬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신구 조화는 올 시즌 삼성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다. 구자욱은 “선배들이 큰 힘이 됐다. 제가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해결해주려고 많이 도와주셨다. 후배들에게 강하게 말해야 할 땐 강하게 했고 격려가 필요할 때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대한 분위기를 잘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분위기를 좋게 가야 하니까 이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예상됐던 삼성은 보란 듯이 정규 시즌 2위를 확정하고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이만하면 됐다는 건 없다. 내친김에 가을 야구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구자욱은 “누구든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을 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여기까지 왔지만 잘했다는 건 아니다. 1등만 바라봐야 하는 게 선수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삼성은 올 시즌 KIA를 상대로 4승 12패로 열세를 보였지만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구자욱은 “상대가 강한 팀이지만 정규 시즌 1위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기에 더 부담스러울 거라 본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더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긴장은 상대의 몫이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자욱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열광적인 팬들 덕분이었다. 많은 팬들께서 야구장을 찾아주셔서 100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었다. 끝까지 응원해주시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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