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채준 기자]

스타뉴스가 법 칼럼 '권변의 法대로'를 권용범 변호사와 함께 진행한다. 권용범 변호사는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범관련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연재되는 칼럼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임을 밝힌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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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기사를 퍼나르거나, 링크를 설정하는 행위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을까?

인터넷 명예훼손 문제는 각종 소셜미디어, 플랫폼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자주 쟁점이 되는 사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 생각 없이 타인의 글이나 기사를 '퍼가기' 혹은 단순히 '링크 설정'을 했다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를 근거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거짓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상에서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는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기 위해 둔 규정이다.

'퍼나르기'는 원 게시물을 그대로 '복사'하여 다른 게시판이나 SNS 등에 게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반면에 '링크 설정'은 해당 게시물에 대한 링크를 걸어 접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러한 '퍼나르기'와 '링크 설정' 행위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적시(사실을 드러내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퍼나르기'와 '링크 설정'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성립 여부에 있어 중요한 쟁점임을 다루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법원 2013도6914 판결이 있다. 이 판결에서는 A씨가 특정 기사에 대해 퍼나르기하여 게시판에 올렸고, 이 게시물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법원은, '피고인이 자신이 팔로잉하고 있는 트위터 사용자의 허위 내용의 트윗글을 리트윗하는 방법으로 게시한 행위가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는 그 사실의 적시자가 스스로 실험한 것으로 적시하는 것뿐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을 적시하는 것도 포함되므로 리트윗도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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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설정'에 대해서는 아직 명예훼손죄가 문제된 판례는 없어 보이나, 상대적으로 명예훼손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이 문제된 사안에서 판례는 '인터넷 링크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사이트 등의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게시물 전송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 이러한 논리는 명예훼손죄 사건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어 보인다. 링크 자체는 원 게시물로 연결되기만 할 뿐, 그 자체에 명예훼손적 성격을 가지는 내용이 드러나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링크에 추가적인 명예훼손적 발언이나 설명을 덧붙인다면 책임이 따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의 퍼나르기나 링크 설정은 명예훼손의 위험성을 안고 있을 수 있다. 퍼나르기한 게시물이 허위 사실을 포함하고 있거나, 그로 인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면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단순한 링크 설정은 명예훼손 책임의 범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명예훼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게시물을 퍼나르거나 링크를 설정할 때, 해당 게시물의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명예훼손의 의도가 있는지 등에 관해 철저히 검토하여야 하며, 혹시라도 이미 명예훼손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정확한 사실관계와 법적 요건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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