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도 감독 수난이 이어질까.
5위 결정전 탈락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 감독이 겪은 시위는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T 위즈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을 치른다. 패배 팀은 탈락, 승리 팀은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로 올라가는 벼랑 끝 승부다.
KBO 역대 최초로 성사된 페넌트레이스 5위 결정전. 지난 1일 SSG는 KT 상대로 8회초 최정이 솔로 홈런이 터지며 3-1로 달아났다. 그러나 8회말 무사 1루에서 김광현이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김광현은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고 로하스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SSG는 3-4 역전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이숭용 SSG 감독이 9월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97구(5⅓이닝 2실점)를 던지고 이틀 밖에 쉬지 못한 김광현을 불펜투수로 기용한 결정은 패착이 됐다. 결과적으로 9월 한 달 동안 12경기에 등판해 45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단 1안타만 허용한 철벽 마무리 조병현을 써보지도 못했다.
9회초 1사 후에는 어깨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추신수를 대타로 기용한 것도 SSG팬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경기 후 수십명의 SSG팬들은 구단 버스 옆에 모여서 “이숭용 나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불만을 표출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두산은 5위 KT에 1~2차전을 모두 패배하며 탈락했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4위팀의 탈락이었다. 두산은 1차전 0-4 패배, 2차전 0-1 패배를 당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초 업셋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두산팬들은 2차전이 끝난 후 잠실구장 중앙출입구 주위에 모여 이승엽 두산 감독을 향해 “이승엽 나가”를 외치며 비난했다.
사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승엽 감독의 경기 운영은 흠잡을 데가 별로 없었다. 두산 타자들은 18이닝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마운드는 1차전 선발 곽빈의 1이닝 4실점을 제외하면 17이닝 1실점으로 할만큼 했다.
두산팬들은 이승엽 감독의 정규시즌 운영을 더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올해 두산은 각종 부상 악재를 겪으며 정상적인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 브랜든의 부상 악재로 발라조빅, 시라카와를 영입했지만, 외국인 투수 4명이 합작 13승(15패)에 그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포수 양의지는 쇄골 통증으로 제대로 출장하지 못했다.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 양의지의 부재는 1차전 선발투수 곽빈이 1회초 4실점으로 무너진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제 준플레이오프 탈락팀이 나온다. 정규시즌 3위팀 LG는 1차전에서 KT에 패배했지만, 2~3차전을 승리했다.
LG는 지난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4차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KT에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시리즈 성적 2승 2패로 원점이 됐다. 5차전 승패로 희비가 엇갈린다.
KT가 탈락하면, 최초 5위 결정전 역전승과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의 기적을 만든 가을 마법의 여정이 끝나게 된다.
KT는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혔다. 시즌 초반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최하위로 처졌다가 하나씩 순위를 끌어올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을 이어갔다. 9월부터는 정상 전력이었다.
LG가 탈락하면, 역대 최초로 5위 팀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기록 희생양이 된다. 지난해 우승팀 LG는 올 시즌 불펜이 급격하게 약해졌다. 고우석(미국 진출), 이정용(군대 입대)의 공백과 수술 후 부진(정우영, 함덕주) 등 지난해 불펜 뎁스와는 천지차이다. 그렇다고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지도 못했다. 타선도 고액 FA 선수들이 정규시즌에서는 부진했다. 왕조를 꿈꿨지만,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염경엽 LG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KT는 원래 우승 후보였지 않나. 빡세게 해야 한다. 5차전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5차전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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