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억 투수가 '벼랑 끝 경기' 선발도 불안하다니…다저스 돈 쓴 게 얼만데, 또 불펜게임 하나
입력 : 2024.10.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4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하지만 다저스는 이런 투수를 포스트시즌 벼랑 끝 경기, 어쩌면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에 자신있게 선발 투수로 내세울 수 없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 2승2패로 맞선 가운데 다저스의 벼랑 끝 승부다.

다저스는 최근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하면서 디비전시리즈에 선착했지만 모두 업셋을 당했다. 2022년 샌디에이고에 1승3패로 탈락했고 2023년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3전 전패 스윕을 당했다.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더 이상 지구 우승에 만족할 수 없는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작정한 듯 돈을 풀었다. 투타겸업 외계인 오타니에게 10년 7억 달러 계약을 안겼다. 오타니가 우승에 대한 열망을 품으면서 팀의 선수단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불유예 계약까지 맺었다. 계약 기간 10년 동안 오타니에게 2000만 달러만 주면 된다. 

이에 다저스는 일본 최고의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2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까지 체결했다. 투수 역대 최고액 계약이었다. 그 외에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트레이드로 데려온 뒤 5년 1억3650만 달러 연장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클레이튼 커쇼와 500만 달러 재계약을 했다. 오타니가 비록 올 시즌은 팔꿈치 수술 여파로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지만 지난 2년 간의 실패가 선발진에서 비롯된 것이었기에 선발진 충원에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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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사상 첫 50홈런 50도루라는 신기원을 이뤘고 다저스는 다시 한 번 지구 우승에 성공했다. 그런데 기대했던 선발진 강화의 효과는 누리지 못했다. 야마모토는 지난 6월, 어깨 회전근개 손상으로 3달 가량 전열을 이탈했다. 글래스나우는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러보지 못한 리스크가 고스란히 닥치면서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유망주 개빈 스톤이 팀 내 최다인 11승을 거둘 정도로 선발진은 약화됐다. 스톤도 어깨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 여기에 커쇼도 9월, 엄지발가락 부상을 당했다. 포스트시즌 복귀를 기대했지만 이제는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 

정규시즌 다저스는 오타니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상대를 압도하는 ‘체급’으로 승리를 따냈다. 확실한 선발 투수가 없어도 꾸역꾸역 버티는 건 성공했고 지구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런데 선발진 때문에 포스트시즌을 다시 그르칠 위기다. 3년 연속 다저스는 똑같은 문제에 허덕이고 있다.

야마모토가 가장 관건이었다. 9월 초 복귀했지만 5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9월 4차례 등판에서 5이닝 이상은 한 번 밖에 던지지 못했다. 정규시즌 18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에 그쳤다. 이역만리에서 데뷔 시즌이라고 하지만 4400억원을 받는 투수의 성적 치고는 실망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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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을 받았다. 우려가 컸는데 우려대로 아쉬움이 컸다.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맹타로 7-5 승리를 거뒀지만 향후 시리즈가 걱정이었다.

결국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야마모토를 비롯해 시즌 중 트레이드로 합류한 잭 플래허티, 그리고 여전히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워커 뷸러, 3명의 선발 투수 밖에 없었다. 이들 모두 선발 투수 역할을 못 했다. 2차전 플래허티는 5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3차전 뷸러도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투수진이 가장 완벽했던 경기는 아이러니하게도 4차전 불펜데이였다. 다저스는 8-0으로 완승을 거뒀다. 라이언 브레이저(1⅓이닝 무실점) 앤서니 반다(⅔이닝 무실점) 마이클 코펙(1이닝 무실점) 알렉스 베시아(1⅔이닝 무실점) 에반 필립스(1⅓이닝 무실점) 다니엘 허드슨(1이닝 무실점) 블레이크 트레이넨(1이닝 무실점) 랜던 낵(1이닝 무실점) 등 8명의 불펜 투수들이 무실점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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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승부에서 불펜데이로 기사회생한 다저스. 그런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벼랑 끝 승부인 최종 5차전 선발 투수로 야마모토를 자신있게 발표하지는 못했다. 로버츠 감독은 11일 현지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5차전 선발 투수 및 운영에 대해 “야마모토는 투수진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면서도 “구원 투수들을 어떻게 배치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젯밤(10일 4차전)에 불펜진이 한 일 덕분에 모두가 꽤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추후 5차전 다저스 선발 투수는 야마모토로 예고됐다.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다. 야마모토가 초반 흔들린다면, 곧바로 4차전에서 성공한 불펜 데이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최고의 투수였지만 미국에서는 구종마다 투구폼이 바뀌는 문제가 제기되고도 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이 문제는 해결됐다”라고 밝히면서 “야마모토가 등판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야마모토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줄 것 같다”라면서 야마모토의 불펜 기용에 대해서도 열어뒀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구원등판해 3⅔이닝 2실점을 기록한 것을 예로 들었다. 

다만, 야마모토가 좋은 피칭 내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고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공격하며면 누구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커맨드가 뒤처지기 시작하면 그것은 최상의 상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야마모토가 부상 없이, 또 부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 다저스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역대 최고액 투수를 두고 선발 기용을 고민할 정도면 다저스의 투자는 과연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올해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면 다저스는 3년 연속 조기 탈락이다. 만약 야마모토가 선발 등판하면 이 무게와 압박감을 극복할 수 있을까.[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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