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캡틴 김현수는 왜 가을야구 통산 96경기 출전 비결을 묻자 ‘셀프 디스’를 했을까.
김현수는 프로야구 가을야구의 살아있는 역사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정상급 기량과 함께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등 가을야구에 자주 진출하는 팀에 몸담은 덕에 어느덧 포스트시즌 96경기를 밟았다. 홍성흔(109경기), 박진만(104경기)에 이은 공동 3위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 35경기, 플레이오프 31경기, 한국시리즈 28경기에 출전한 상당한 가을 경력 보유자다.
11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앞서 만난 김현수에게 비결을 묻자 “좋은 동료, 좋은 감독님, 좋은 팀을 만난 덕분이다. 포스트시즌은 나 혼자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좋은 선수들과 오랫동안 야구를 했고, 부모님이 건강한 몸을 주셨다”라며 “다들 내 포스트시즌 성적을 아시지 않나. 좋은 감독님들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많이 나갈 수 있었다”라고 유쾌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상징적인 기록도 좋지만, 일단 가을야구는 팀이 이기는 게 개인적으로 더 기쁘다. 아마 다른 선수들도 다 그럴 것이다. 오늘도 일단 이기는 데 중점을 두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현수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이 연장 접전 끝 끝내기패배를 당하며 이날 최종 5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김현수는 “내가 잘 쳐도 팀이 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 가을야구는 잘 치면 좋지만, 못 쳐도 된다. 다른 사람이 잘 쳐서 이기면 되고, 내가 잘 쳐서 이기면 더 좋고, 누가 잘 막아서 이겨도 좋다”라며 “우리 선수들이 지금까지 잘해왔고, 오늘은 꼭 이겼으면 좋겠다”라고 다시 한 번 팀 승리를 강조했다.
김현수는 주장으로서 5차전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부친상 아픔을 뒤로 하고 전열로 복귀해 투혼을 펼치고 있는 마무리 유영찬 때문이다.
김현수는 “지금 (유)영찬이 마음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린 선수가 정말 대단하고 책임감이 크다.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영찬이가 2차전에서 홈런 맞은 다음에 미안하다고 하는데 마음이 아프더라. 영찬이가 던져주는 거 자체로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영찬이와 함께 더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라고 후배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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