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빠졌어?'' 투수 3관왕 무너뜨린 만루포, 트레이드 실패작 아니었다…클리블랜드 PS 해결사 변신
입력 : 2024.10.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클리블랜드 레인 토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클리블랜드 레인 토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이적생’ 레인 토마스(29)의 결정적인 만루 홈런 한 방으로 ‘투수 3관왕’ 타릭 스쿠발(28·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을 무너뜨렸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클리블랜드로 넘어왔으나 기대 이하였던 토마스가 가을야구에서 해결사로 떠올랐다. 

토마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3선승제) 5차전에 4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5회말 결승 만루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5타점 활약으로 클리블랜드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디트로이트를 꺾은 클리블랜드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 진출했다. 오는 15일부터 뉴욕 양키스와 7전4선승제 승부로 월드시리즈 티켓을 놓고 다툰다. 

2승2패로 동률로 맞선 이날 5차전은 선발투수 매치업에서 스쿠발을 내세운 디트로이트의 우위가 점쳐졌다. 올해 31경기(192이닝) 18승4패 평균자책점 2.39 탈삼진 228개로 활약, AL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에 오르며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이뤄낸 스쿠발은 포스트시즌에서도 2경기 13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었다. 

이날도 4회까지 한 점도 주지 않으며 기세를 이어갔지만 5회 5실점으로 한 번에 무너졌다. 0-1로 뒤진 채 5회말을 맞이한 클리블랜드는 안드레스 히메네즈, 스티븐 콴, 데이비드 프라이의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에서 호세 라미레즈의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점수를 냈다. 스쿠발의 포스트시즌 17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끝난 순간. 

이어 다음 타자 토마스가 스쿠발의 초구를 공략했다. 시속 96.9마일(155.9km) 싱커가 한가운데 몰렸고, 토마스가 힘껏 받아친 타구는 좌중간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토마스가 포효했고, 프로그레시브필드는 열광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스쿠발은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았지만 5회 5실점으로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사진] 디트로이트 타릭 스쿠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클리블랜드 레인 토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마스는 7회에도 1사 1,3루 찬스에서도 적시타를 쳤다. 디트로이트 구원 윌 베스트의 2구째 몸쪽 싱커에 먹힌 타구가 2루 내야 안타가 됐고,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 이로써 토마스는 이번 ALDS 5경기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 2홈런 9타점 OPS .948로 활약했다. 1차전에도 1회부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5득점 빅이닝을 이끌더니 이날 5차전도 만루 홈런으로 또 한 번의 5득점 빅이닝 견인했다.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우투우타 외야수 토마스는 2021년 시즌 중 워싱턴 내셔너스로 트레이드된 뒤 주전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56경기 타율 2할6푼8리(628타수 168안타) 28홈런 86타점 OPS .783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지난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 때 클리블랜드로 팀을 옮겼다. 가을 야구를 노린 클리블랜드는 내야수 호세 테나와 마이너리거 2명을 내주며 즉시 전력으로 토마스를 데려왔다. 타선 보강이 목적이었지만 토마스는 클리블랜드에 와서 53경기 타율 2할9리(172타수 36안타) 7홈런 23타점 OPS .657로 부진했다. 클리블랜드는 AL 중부지구 우승을 했지만 토마스는 트레이드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 클리블랜드 레인 토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클리블랜드 레인 토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ALDS에서 결정적인 홈런 두 방으로 만회했다. 스티븐 보그트 클리블랜드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토마스는 지난 몇 년간 리그에서 훌륭한 선수로 활약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다가왔을 때 우리가 원한 선수였다”며 “팀에 와서 처음에는 매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캔자스시티에서 어느 날 그가 내게 ‘(전날 홈런을 쳐서) 오늘 선발로 나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지만 팀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눴고, 이후 토마스를 라인업에서 제외할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토마스는 트레이드 이후 첫 29경기에서 타율 1할7푼7리(85타수 15안타) 무홈런 4타점 OPS .484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지난달 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이적 첫 홈런을 신고했지만 이튿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때 보그트 감독과 면담을 요청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토마스는 이후 22경기 타율 2할3푼2리(82타수 19안타) 6홈런 17타점 OPS .771로 반등 조짐을 보였고, 가을야구에서 마침내 폭발하고 있다. 

토마스는 “클리블랜드에 와서 처음 2주, 아니 한 달 동안은 확실히 힘들었다. 하지만 팀원들이 나를 잘 챙겨줬고, 계속 타석에 설 수 있게 도와줬다. 보그트 감독과도 좋은 대화를 나눴고, 9월말까지 출장 기회를 준 덕분에 지금까지 왔다”며 이날 활약에 대해선 “믿기지 않는다. 첫 시리즈를 잘 치렀으니 앞으로 남은 경기들은 더 잘해야 한다. 이런 경기를 하고 나면 기운이 솟아난다. 벽을 뚫고 달릴 준비가 됐다.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사진] 클리블랜드 레인 토마스, 스티븐 보그트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클리블랜드 레인 토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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