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체크 스윙’ 삼진이 비디오판독 대상에 포함됐더라면 어땠을까.
정규시즌에서 수 차례 논란이 된 체크 스윙 오심이 결국 포스트시즌에서도 터졌다.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체크 스윙을 두고 판정 논란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올해 정규 시즌에서 체크 스윙 여부를 놓고 여러 차례 논란도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이승엽 두산 감독이 체크 스윙과 관련된 어필을 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4월말 “체크 스윙 여부를 비디오판독에 포함시키는 것을 공론화 해보고 싶다. 승패를 좌우할 만한 상황에서 체크 스윙 여부를 비디오판독에 포함시켜 팀이 손해보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체크 스윙을 포함하자는 게 아니다. 체크 스윙에 따라 삼진이 결정될 때 심판 판정과 벤치의 판단이 다르면 스윙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비디오판독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4월 23일 KIA-키움전, 2-2 동점인 연장 10회초 2사 만루에서 최형우 타석 때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최형우의 체크 스윙이 볼로 판정됐고, 키움은 헛스윙을 어필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라 판정 번복은 없었다. 이후 최형우는 2타점 결승타를 때렸다.
지난 8월 중순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3연전에서는 KIA도 LG도 한 차례씩 석연찮은 체크 스윙 판정이 있었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체크 스윙도 비디오판독에 포함해야 한다. 체크스윙, 보크 등 웬만한 것들은 다 비디오판독에 넣자고 KBO에 제의를 했다. KBO와 실행위원회에서 검토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7월 올스타전 때 10개 구단 감독들과 KBO 사무총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고, 감독들은 현장의 의견을 전달하며 비디오판독 확대를 주장했다. 염 감독은 "체크 스윙 하나로 경기가 좌우되기도 한다. 팀마다 몇 번씩 사례가 나온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LG는 체크 스윙 오심이 실점으로 연결되는 피해를 봤다. 15일 대구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2차전. 3회말 LG 선발 손주영은 1사 후 김헌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이후 재빠른 1루 견제구로 태그 아웃시켰다. 2사 후 이성규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디아즈 타석에서 1B-2S에서 4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디아즈의 배트가 따라나왔다. 멈추려 했으나 방망이 헤드가 돌아갔다. 주심은 볼 판정. 포수 박동원이 재빨리 3루심에게 체크스윙 확인을 요청했는데, 3루심도 두 팔을 벌려 '노 스윙'을 선언했다. 박동원이 고개를 젖히며 무척 아쉬워했다. 하지만 체크스윙은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라 LG 벤치에서도 어필을하지 못했다.
경기를 중계한 정우영 캐스터는 “이닝이 종료됐을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박동원 선수가 3루심에게 어필을 했는데, 확신에 찬 표정으로 어필할 만 했다"고 말했다. 느린 화면에서 헛스윙이었다.
죽다 살아난 디아즈가 우전 안타를 때렸다. 우익수 송구가 높아 2루수가 잡다가 떨어뜨렸다. 이때 1루주자 이성규가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달렸다. 2루수의 홈 송구를 1루수가 커트해 타자주자 디아즈를 태그 아웃시켰으나, 그 전에 이성규가 홈을 밟아 득점이 인정됐다. 결과적으로 디아즈의 체크스윙 오심으로 인해 LG는 안줘도 될 점수를 줬다. 1점 차 승부가 이어졌다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를 일이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디아즈 체크스윙에 대해 "심판들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집중을 해줬으면 좋겠다. 거기서 삼진이었으면 경기 흐름은 달라졌을 것이다. 심판이 경기 흐름을 좌지우지해선 안 된다. 중요한 경기에 집중해줘야 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남은 플레이오프, 그리고 우승을 가리는 한국시리즈에서 점수와 연결되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체크 스윙 논란이 일어난다면? 심판진이 집중해서 판정을 하겠지만 놓칠 수 있다. 이미 시즌 때도 많이 일어났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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