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이 정도면 거의 전담 마크 수준이다. LG 트윈스의 역대급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1)만 타석에 서면 마운드에 등장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파이어볼러. 치솟는 주가의 주인공은 바로 김윤수(25)다. 그리고 이번 세 번째 맞대결에서도 강속구로 오스틴을 잠재웠다.
김윤수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딱 한 타자만 상대한 뒤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김윤수가 상대한 1명의 타자는 바로 올 시즌 KBO 리그 타점왕인 오스틴이었다. 삼성은 5회말 1사 2루에서 두 번째 투수 좌완 이승현이 문성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홍창기가 좌익수 희생타를 쳐냈다. 1-0. 팽팽하던 '0'의 균형이 깨진 순간. 다시 투수를 송은범으로 바꿨으나 신민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계속되는 2사 1, 2루 위기.
다음 타자는 오스틴. 만약 여기서 삼성이 또 실점을 허용했다면 사실상 경기 흐름을 완전히 LG 쪽으로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삼성 벤치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김윤수였다.
이번 플레이오프 내내 계속되는 둘의 묘한 만남이다. 오스틴이 타석에 설 때마다 삼성은 집요하게 김윤수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수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차전에서 팀이 7-4로 쫓기기 시작한 7회 2사 1, 2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당시 타석에 오스틴이 들어서자 마운드를 밟았고, 끝내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결정구는 152km 속구였다. 전광판 구속은 무려 155km가 나왔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김윤수는 "삼진 처리되는 걸 보고 '내 공이 진짜 좋구나' 느꼈다. '자신감을 갖고 계속 이렇게 투구하면 팀 승리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15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는 팀이 6-1로 앞선 7회 2사 만루 상황에서 오스틴의 타격 순서가 되자 곧장 구원 등판했다. 오스틴은 이번에도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152km 속구를 뿌리며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다시 한번 김윤수가 승부처에서 오스틴을 삭제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날 3차전에서 또 만났다. 이번에도 김윤수는 오스틴을 상대하자마자 초구 속구를 뿌렸다. 다소 높은 공을 받아쳤으나, 타구는 곧장 위로 뜨면서 우익수 글러브 안에 들어갔다. 우익수 뜬공 아웃. 이닝 종료.
이렇게 김윤수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오스틴을 만날 때마다 구원 등판해 세 번 연속 웃었다. 이토록 김윤수는 현재 오스틴의 천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마치 축구로 치면, 지난 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현존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인 AC 밀란의 안드레아 피를로를 지운 박지성급 전담 마크라 할 만하다.
하지만 정작 사령탑인 박진만 감독은 전담 마크에 관해 선을 그었다. 박 감독은 3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기자회견에서 김윤수와 오스틴의 맞대결에 관해 "오스틴을 상대로 김윤수가 워낙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이렇게 기용하겠다고 계속 구상했다. 그런데 또 나가서 잘 막아주고 있으니까 더욱 믿음이 생기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앞서 신민재 타석에서 바로 김윤수를 내지 않고 송은범을 투입한 것에 대해 "신민재를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올린 건데"라면서 "오스틴 타석에 (김)윤수를 활용할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럼 송은범이 신민재를 범타 처리하며 다음 이닝으로 넘어갔어도, 오스틴 타석 때 김윤수를 투입했을까.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선수가 등판했을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위기 때마다 오스틴을 전담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전담은 아니다. 항상 오스틴 앞에서 찬스가 생기더라. 그 타이밍에 김윤수는 계속 준비하고 있었다. 만약 송은범이 막았다면, 경기 후반에 한 번 더 투입 기회를 봤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현재까지 결과는 오스틴의 3패. 과연 다음 경기에서도 또 승부처에서 둘이 맞대결을 벌일 것인가. 그때에도 김윤수가 승리할 것인가. 아니면 오스틴이 반격할 것인가. LG와 삼성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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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김윤수. /사진=김진경 대기자 |
삼성 라이온즈 김윤수. /사진=김진경 대기자 |
김윤수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딱 한 타자만 상대한 뒤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김윤수가 상대한 1명의 타자는 바로 올 시즌 KBO 리그 타점왕인 오스틴이었다. 삼성은 5회말 1사 2루에서 두 번째 투수 좌완 이승현이 문성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홍창기가 좌익수 희생타를 쳐냈다. 1-0. 팽팽하던 '0'의 균형이 깨진 순간. 다시 투수를 송은범으로 바꿨으나 신민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계속되는 2사 1, 2루 위기.
다음 타자는 오스틴. 만약 여기서 삼성이 또 실점을 허용했다면 사실상 경기 흐름을 완전히 LG 쪽으로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삼성 벤치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김윤수였다.
이번 플레이오프 내내 계속되는 둘의 묘한 만남이다. 오스틴이 타석에 설 때마다 삼성은 집요하게 김윤수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수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차전에서 팀이 7-4로 쫓기기 시작한 7회 2사 1, 2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당시 타석에 오스틴이 들어서자 마운드를 밟았고, 끝내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결정구는 152km 속구였다. 전광판 구속은 무려 155km가 나왔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김윤수는 "삼진 처리되는 걸 보고 '내 공이 진짜 좋구나' 느꼈다. '자신감을 갖고 계속 이렇게 투구하면 팀 승리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왼쪽)과 김윤수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
삼성 김윤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그리고 이날 3차전에서 또 만났다. 이번에도 김윤수는 오스틴을 상대하자마자 초구 속구를 뿌렸다. 다소 높은 공을 받아쳤으나, 타구는 곧장 위로 뜨면서 우익수 글러브 안에 들어갔다. 우익수 뜬공 아웃. 이닝 종료.
이렇게 김윤수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오스틴을 만날 때마다 구원 등판해 세 번 연속 웃었다. 이토록 김윤수는 현재 오스틴의 천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마치 축구로 치면, 지난 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현존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인 AC 밀란의 안드레아 피를로를 지운 박지성급 전담 마크라 할 만하다.
하지만 정작 사령탑인 박진만 감독은 전담 마크에 관해 선을 그었다. 박 감독은 3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기자회견에서 김윤수와 오스틴의 맞대결에 관해 "오스틴을 상대로 김윤수가 워낙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이렇게 기용하겠다고 계속 구상했다. 그런데 또 나가서 잘 막아주고 있으니까 더욱 믿음이 생기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앞서 신민재 타석에서 바로 김윤수를 내지 않고 송은범을 투입한 것에 대해 "신민재를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올린 건데"라면서 "오스틴 타석에 (김)윤수를 활용할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럼 송은범이 신민재를 범타 처리하며 다음 이닝으로 넘어갔어도, 오스틴 타석 때 김윤수를 투입했을까.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선수가 등판했을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위기 때마다 오스틴을 전담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전담은 아니다. 항상 오스틴 앞에서 찬스가 생기더라. 그 타이밍에 김윤수는 계속 준비하고 있었다. 만약 송은범이 막았다면, 경기 후반에 한 번 더 투입 기회를 봤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현재까지 결과는 오스틴의 3패. 과연 다음 경기에서도 또 승부처에서 둘이 맞대결을 벌일 것인가. 그때에도 김윤수가 승리할 것인가. 아니면 오스틴이 반격할 것인가. LG와 삼성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김윤수. /사진=김진경 대기자 |
삼성 라이온즈 김윤수. /사진=김진경 대기자 |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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