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손찬익 기자] ‘강민호가 살아야 삼성도 산다’.
3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승 후 1패를 당했다.
삼성은 지난 13일과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원투 펀치’ 대니 레예스와 원태인의 호투는 물론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른 방망이를 앞세워 2승을 챙겼다.
1,2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는 듯했지만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3차전을 내줬다. LG 선발 임찬규와 엘리저 에르난데스에 꽁꽁 묶어 단 1점도 얻지 못했다. 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한 구자욱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삼성으로서는 오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삼성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필요 조건이 있다. 강민호(39)가 제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강민호는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포수다. 올 시즌 136경기에 나서 타율 3할3리(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48득점 OPS .861로 삼성의 정규 시즌 2위 등극에 큰 공을 세웠다. 삼성 팬들은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는 강민호를 두고 ‘2005년생 강민호’라고 표현했다.
박진만 감독은 강민호에 대해 “진짜 대단하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더 노련해졌고 기술과 체력 모두 더 좋아졌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또 “자신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을 거다. 그렇지 않고서 저렇게 할 수 없다. 스피드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민호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1타수 2안타 타율 1할8푼2리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3차전에서도 강민호의 한 방이 아쉬웠다. 0-0으로 맞선 4회 윤정빈과 박병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3루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포수로서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한 강민호는 3경기 연속 선발 마스크를 쓰며 투수들을 잘 이끌었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강민호는 잠실 원정 경기에서 강세를 보였다. 올 시즌 1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푼7리(60타수 22안타) 5홈런 15타점 8득점을 올렸다. 4차전 선발로 예고된 LG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매운 맛을 보여줬다.
삼성은 2승 1패로 앞서 있지만 4차전을 내줄 경우 LG에 분위기를 내주게 된다. 5차전까지 가지 않으려면 강민호가 잘해야 한다. 팀의 주축 선수로서 자신이 터지면 팀 분위기가 확 바뀐다는 걸 강민호 또한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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