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통산 2369경기 출전 끝 감격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강민호(39)가 ‘무관’ 타이틀까지 떼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정규시즌 2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온 3위 LG를 4경기 만에 따돌리며 광주행의 주인공이 됐다.
강민호는 7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결정적 한방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0-0으로 맞선 8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LG 좌완 손주영을 상대로 좌중월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결승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데뷔한 강민호가 본인의 손으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은 순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살짝 울컥했다. 이 인터뷰를 진짜 하고 싶었다”라며 “이 자리까지 오는데 정확히 21년 걸렸다.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기회가 왔다. 분위기 좋은 만큼 올라가서 한 번 후회 없이 하늘에 맡기고 싸워보겠다”라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결승홈런 뒷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강민호는 “선두타자였고 스코어 0-0이었다. 3B-1S에서 공을 하나 볼까 했는데 내가 공격적으로 칠 수 있는 카운트라서 쳤다. 그런데 홈런이 나왔다”라며 “이건 뒷이야기인데 웨이팅 사인이 났는데 그걸 못 보고 홈런을 쳤다. 나는 못 봤는데 더그아웃에 들어왔더니 선수들이 웨이팅 사인이 났다고 말해줬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홈런을 친 뒤 텐션이 올라간 걸 느껴서 라커룸에 들어가서 혼자 심호흡했다. 내가 들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아웃카운트 6개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남은 이닝만 생각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강민호는 이날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도루 저지 2개로 LG 발야구를 제압했다. 그는 “레예스의 퀵모션이 크다는 걸 알고 상대가 뛸 거라고 생각했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때 베이스로 던지는 게 아닌 주자가 오는 쪽의 길에 던지는 연습을 했다. 그런데 운 좋게 공이 거기로 가면서 도루가 저지됐고, 상대 흐름을 끊었다”라고 비결을 밝혔다.
원정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또한 한국시리즈 진출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강민호는 “시즌 내내 팬들의 열기를 너무 많이 느꼈다. 삼성 팬들이 정말 많다고 느끼는 게 타 지역 가면 우리 팬들이 적을 수 있는데 항상 가득 채워주시더라. 항상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큰 힘을 얻는다”라고 진심을 표현했다.
삼성은 20일 하루 휴식 후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정규시즌 1위 KIA 타이거즈와 대망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KIA 상대 4승 12패로 고전했다.
강민호는 “KIA는 타선 짜임새와 투수가 다 좋다. 그런데 우리가 LG도 까다로운 타선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번 흐름을 끊으니 점수가 안 났다. 그게 야구다. 흐름만 좋게 가져오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39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을 이룬 강민호는 “항상 최다 경기에 출전하고도 한국시리즈에 못 갔다는 꼬리표가 있었다. 오늘 그걸 뗐고, 이제 우승 없는 선수라는 꼬리표도 떼겠다”라고 첫 우승반지를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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