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오타니는 안 나온다.”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승2패로 앞서고 있는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잭 플래허티, 워커 뷸러 등 3명의 선발 투수로 시리즈를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가을야구에서 불펜 게임을 펼쳐야 했다. 성공률은 50%이었다.
‘숙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불펜 게임으로 8-0 완승을 이끌었다. 시리즈 1승2패로 탈락 위기에서 불펜게임으로 기사회생했다. 라이언 브레이저-앤서니 반다-마이클 코펙-알렉스 베시아-에반 필립스-다니엘 허드슨-블레이크 트레이넹-랜던 낵으로 이어지는 8명의 불펜 투수가 완벽한 경기를 완성했다. 결극 2승2패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든 다저스는 5차전, 야마모토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주면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는 불펜 게임이 통하지 않았다. 1차전 잭 플래허티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9-0 완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2차전, 다시 불펜 게임을 펼쳐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실패였다. 디비전시리즈처럼 첫 번째 투수로 브레이저를 내세웠지만 1회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얻어 맞으며 1실점으로 삐걱 거렸다. 그리고 두 번째 투수 낵이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마크 비엔토스에게 만루홈런을 얻어 맞으며 승기를 일찌감치 내줬다. 시리즈 전체를 고려하면 낵을 빠르게 교체할 수도 없던 상황, 다저스는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1승1패에서 뉴욕 원정을 떠났고 3경기에서 2승을 선점하며 3승1패로 앞서갔지만 5차전, 플래허티가 무너지면서 시리즈를 끝내지 못했다. 3승2패를 만들고 다시 LA로 돌아왔고 또 불펜게임을 펼쳐야 한다.
전날(19일) 5차전 경기, 선발 플래허티가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4볼넷 8실점으로 무너졌다. 3회 시작 전까지 1-3이었지만 2회 대거 5실점 하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플래허티를 교체하지 않았고 4회가 되어서야 바뀌었다. 격차는 1-8로 벌어져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벤 카스파리우스, 에드가르도 엔리케스 등의 컨디션이 떨어져 있었다”라면서 “그래서 5차례의 중요한 이닝, 1-3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경기를 커버할 수 없었다. 3회 스탈링 마르테에게 볼넷을 내준 뒤에도 7회까지 버텨주기를 바랐다. 이후 2루타를 내주고 1-5로 끌려갔을 때 더 많은 시리즈가 남았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필승조 투수들을 배치하지 않았다.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들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다저스는 플래허티 이후 브렌트 허니웰 주니어가 4⅔이닝 4실점으로 고군분투 하면서 불펜진을 절약하게 해줬다. 로버츠 감독은 “결국 7경기에서 4경기를 이겨야 하는 것을 확고하게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건 긴 시리즈에서 부주의하게 되면 모든 것을 드러낼 것이다. 트레이넨과 필립스를 중심으로 한 필승조에게 책임을 주기 싫었다”라며 “허니웰은 6차전 불펜 경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환상적인 역할을 해냈다”라고 말했다.다저스는 5차전 대패에도 불펜 투수를 아낀 덕분에 좀 더 편하게 불펜 게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국 현지 언론은 아직도 다저스의 불펜게임을 못 믿는 것일까. 2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이 열렸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앤디 맥컬러프는 로버츠 감독을 향해 “6~7차전 오타니가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있냐”라고 질문했고 로버츠 감독은 “안 나온다. 물어봐줘서 고맙다”라고 웃어 넘겼다.
정규시즌 타율 3할1푼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59도루 OPS 1.036의 전인미답 기록을 남긴 오타니. 포스트시즌에서는 득점권 아닌 타석에서 침묵을 이어갔지만 3~4차전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10경기 타율 2할6푼3리(38타수 10안타) 3홈런 10타점 OPS .91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차전에서는 주루플레이 실수를 범했다. 1회초 안타 출루한 오타니는 무키 베츠의 중견수 방면 2루타에 3루까지 달렸다.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에서 멈췄다. 이 플레이를 두고 로버츠 감독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는 코너에 있었고, 공은 필드 중앙으로 갔다”며 “순간 머리에 쥐가 나서 3루에 묶였던 것 같다. 메츠는 그걸로 모멘텀이 생겼고, 우리가 이를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올해 투수로서는 재활에만 그쳤던 오타니.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투수 기용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브랜든 고메스 단장은 “이전과 달라진 건 없다. 오타니가 포스트시즌에 피칭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못박기도 했다.
6차전 불펜 게임 첫 번째 투수는 아직 예고되지 않았다. 7차전까지 갈 경우 선발 투수는 현재로서는 뷸러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야마모토는 휴식일이 3일 밖에 되지 않기에 대기할 수 없다. 로버츠 감독은 6차전 총력전을 선언하면서도 “야마모토는 등판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차전과 같은 불펜 게임이 될 것이지만, 어떻게 운영할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필승조 투수들을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2차전에서 낵에게 긴 이닝을 맡기려다 상황을 그르치기 보다는 한 박자 빠르게 필승조 투수들을 투입하는 운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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