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상학 기자] 또 한 번의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2024년은 반전 연속이다. 시즌 전 하위권으로 평가됐고, 시즌 초반 8연패로 9위까지 떨어졌지만 예상이 들어맞은 건 거기까지였다. 8연패 이후 5연승과 두 번의 4연승으로 급반등한 삼성은 예상을 깨고 시즌 내내 상위권에 위치했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지만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 불펜 필승조 최지광의 부상 이탈로 LG의 우세를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PO 2차전에선 중심타자 구자욱이 1회부터 2루 도루를 하다 왼쪽 무릎을 다쳐 교체되는 등 부상 악재가 끊이지 않았지만 삼성은 3승1패로 LG를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0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 라벤더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지며 이같은 저평가를 이야기했다.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 들어오기 전부터 삼성이 하위권으로 분류돼 있었다. 그만큼 선수들이 준비를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정규리그 2위까지 했다”며 “PO에서도 LG가 이긴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많이 받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정규리그 1위팀이고, 전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KIA가 (KS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잘 준비했다. 우리가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며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한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고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표했다.
1~2위 KIA와 삼성의 정규시즌 격차는 9경기나 된다. 상대 전적에서도 KIA가 삼성에 12승4패로 절대 우세를 보였다. 삼성은 PO를 4경기 만에 끝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베스트 전력이 아니다. 여러모로 삼성이 언더독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우리는 PO에서 좋은 결과로 KS까지 올라왔다. KIA와 시즌 내내 붙어봤지만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하지만 PO를 통해 우리 팀 선수들의 기가 충만하다. 그 기로 KIA의 빈틈을 파고들어 한 번 잡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아무리 강한 KIA라도 약점이 없을 순 없다. 박 감독은 “시즌 때 KIA와 경기를 하면서 게임을 풀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단기전은 시즌 때와 다르고, 기록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전력 분석과 코치 회의를 통해 KIA의 약점을 파고들려 한다. 게임을 통해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은 KIA 전신 해태와 1986~1987년, 1993년 3차례 KS 대결을 벌였지만 전부 졌다. KIA는 해태 시절 9번 포함 통산 11번의 KS에서 전부 우승했다. 준우승이 없는 KBO리그 유일한 팀이다. KIA의 KS 불패 행진에 대해 강민호는 “안 그래도 (최)형우 형이 ‘KIA는 KS에 올라가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어’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 저도 형우 형한테 ‘그런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거예요’라고 이렇게 말했다. 도전자 입장에서 후회 없이 멋지게 싸워보겠다”고 도전 의지를 보였다.
한편 단일리그 체제가 시작된 1989년(양대리그로 치러진 1999~2000년 제외) 이후 33번의 KS에서 정규리그 1위팀이 우승하지 못한 케이스는 모두 5번 있었다. 업셋 확률은 15.2%.
1989년 2위팀 해태가 빙그레를 4승1패로, 1992년 3위팀 롯데가 빙그레를 4승1패로, 2001년 3위팀 두산이 삼성을 4승2패로, 2015년 3위팀 두산이 삼성을 4승1패로, 2018년 2위팀 SK가 두산을 4승2패로 꺾고 업셋 우승을 한 바 있다. 올 시즌 내내 저평가를 비웃은 삼성이 구단 역사상 첫 KS 업셋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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