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광주=김동윤 기자]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가 보지 말았으면 할 정도의 환상적인 투구였다. 돌아온 에이스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이 괴물 같은 스위퍼로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을 농락했다.
네일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6회초까지 솔로 홈런 하나를 포함해 안타 4개와 볼넷 2개만 허용하고 삼진 6개를 솎아내는 호투를 펼쳤다.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투구였다. 이날 네일은 많은 투구 수가 기대되지 않았다. 지난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강습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상을 당하고 복귀한 첫 정식 경기이기 때문.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도 네일의 한계 투구 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닝은 모르겠고 70~80구에서 힘이 떨어질 것 같다. 힘이 떨어지면 공격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우에 불과했다. 이날 네일의 스위퍼는 마구와 같은 움직임으로 삼성 타자들을 무력화시켰다. 내야수들의 실책에도 자신이 직접 땅볼 타구를 여러 차례 처리하는 등 좋은 수비까지 보여주며 실점 없이 5이닝을 틀어막았다.
6회 김헌곤에게 맞은 홈런이 유일한 옥에 티였다. 5구째 스위퍼가 김헌곤의 스윙 궤적과 제대로 맞아떨어졌고 이 타구는 우측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이후 구원 등판한 장현식이 볼넷을 줘 무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강우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그 탓에 네일의 최종 기록은 22일 오후 4시 재개되는 경기에서 책임주자의 결과에 따라 나오게 됐다. 하지만 네일은 두 달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의 위력적인 투구로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경기 후 KIA 이범호 감독 역시 "네일은 너무 잘 던져줬다. 60개 넘어갔을 때도 구위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구위나 모든 면에서 제 컨디션을 찾은 것 같아 앞으로도 더 좋은 투구가 기대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헌곤의 홈런에도 "6회까지 1이닝만 더 던지게 하려 했다. 그 상황에서 위기가 생기면 바꾸려고 했는데, 타자가 잘 쳤다. 그래서 개의치 않는다"고 감쌌다.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으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제임스 네일.
이에 맞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윤정빈(우익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원태인.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헌곤이 1루수 서건창의 포구 실책으로 살아나가 1사 1루가 됐다. 디아즈를 스위퍼 3개로 삼진 처리한 네일은 강민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김영웅을 몸쪽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또 다른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았다. 2회 박병호-윤정빈-이재현을 상대로는 투심 패스트볼 8개를 던져 모두 땅볼 처리했다. 공 9개로 만든 첫 삼자범퇴 이닝이었다.
3회가 가장 위기였다. 류지혁의 3루 쪽 깊숙한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크게 빗나갔다. 김지찬이 희생번트로 류지혁을 3루로 보내 1사 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네일은 김헌곤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3루와 홈 사이에 걸린 류지혁을 직접 태그해 아웃시켰다. 뒤이은 디아즈도 초구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네일의 스위퍼가 4회 또 한 번 춤을 췄다. 강민호-김영웅-박병호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상대로 공 13개로 3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바깥쪽에서 갑자기 안으로 훅 들어오는 스위퍼에 김영웅은 방망이를 크게 헛돌렸고, 박병호는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루킹 삼진을 당했다.
5회도 큰 위기 없이 넘어갔다. 선두타자 윤정빈은 비디오판독 끝에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이재현은 빠른 타구가 3루수 김도영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오는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그러나 류지혁이 삼진, 김지찬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이번에도 삼성은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마지막 이닝에서 뼈아픈 실점을 경험했다.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스트라이크 2개를 잘 잡았으나, 5구째 스위퍼가 많이 떨어지지 않으며 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거리 110m의 잘 맞은 타구였다.
이날 네일은 총 투구 수 76구(투심 패스트볼 38구, 스위퍼 31구, 체인지업 6구, 포심 패스트볼 1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였다.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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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삼성전이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선발 네일이 4회초 2사에서 삼성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네일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6회초까지 솔로 홈런 하나를 포함해 안타 4개와 볼넷 2개만 허용하고 삼진 6개를 솎아내는 호투를 펼쳤다.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투구였다. 이날 네일은 많은 투구 수가 기대되지 않았다. 지난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강습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상을 당하고 복귀한 첫 정식 경기이기 때문.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도 네일의 한계 투구 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닝은 모르겠고 70~80구에서 힘이 떨어질 것 같다. 힘이 떨어지면 공격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우에 불과했다. 이날 네일의 스위퍼는 마구와 같은 움직임으로 삼성 타자들을 무력화시켰다. 내야수들의 실책에도 자신이 직접 땅볼 타구를 여러 차례 처리하는 등 좋은 수비까지 보여주며 실점 없이 5이닝을 틀어막았다.
6회 김헌곤에게 맞은 홈런이 유일한 옥에 티였다. 5구째 스위퍼가 김헌곤의 스윙 궤적과 제대로 맞아떨어졌고 이 타구는 우측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이후 구원 등판한 장현식이 볼넷을 줘 무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강우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그 탓에 네일의 최종 기록은 22일 오후 4시 재개되는 경기에서 책임주자의 결과에 따라 나오게 됐다. 하지만 네일은 두 달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의 위력적인 투구로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경기 후 KIA 이범호 감독 역시 "네일은 너무 잘 던져줬다. 60개 넘어갔을 때도 구위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구위나 모든 면에서 제 컨디션을 찾은 것 같아 앞으로도 더 좋은 투구가 기대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헌곤의 홈런에도 "6회까지 1이닝만 더 던지게 하려 했다. 그 상황에서 위기가 생기면 바꾸려고 했는데, 타자가 잘 쳤다. 그래서 개의치 않는다"고 감쌌다.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삼성전이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선발 네일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으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제임스 네일.
이에 맞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윤정빈(우익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원태인.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헌곤이 1루수 서건창의 포구 실책으로 살아나가 1사 1루가 됐다. 디아즈를 스위퍼 3개로 삼진 처리한 네일은 강민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김영웅을 몸쪽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또 다른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았다. 2회 박병호-윤정빈-이재현을 상대로는 투심 패스트볼 8개를 던져 모두 땅볼 처리했다. 공 9개로 만든 첫 삼자범퇴 이닝이었다.
3회가 가장 위기였다. 류지혁의 3루 쪽 깊숙한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크게 빗나갔다. 김지찬이 희생번트로 류지혁을 3루로 보내 1사 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네일은 김헌곤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3루와 홈 사이에 걸린 류지혁을 직접 태그해 아웃시켰다. 뒤이은 디아즈도 초구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삼성전이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선발 네일이 1회초 2사 2,3루에서 삼성 김영웅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네일의 스위퍼가 4회 또 한 번 춤을 췄다. 강민호-김영웅-박병호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상대로 공 13개로 3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바깥쪽에서 갑자기 안으로 훅 들어오는 스위퍼에 김영웅은 방망이를 크게 헛돌렸고, 박병호는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루킹 삼진을 당했다.
5회도 큰 위기 없이 넘어갔다. 선두타자 윤정빈은 비디오판독 끝에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이재현은 빠른 타구가 3루수 김도영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오는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그러나 류지혁이 삼진, 김지찬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이번에도 삼성은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마지막 이닝에서 뼈아픈 실점을 경험했다.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스트라이크 2개를 잘 잡았으나, 5구째 스위퍼가 많이 떨어지지 않으며 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거리 110m의 잘 맞은 타구였다.
이날 네일은 총 투구 수 76구(투심 패스트볼 38구, 스위퍼 31구, 체인지업 6구, 포심 패스트볼 1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였다.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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