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손찬익 기자] 우천 순연 후 승리.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올가을 야구 승리 공식이다. 삼성의 올가을 우천 순연은 2차례. 우천 순연 후 경기 승률은 100%다.
삼성은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4로 승리했다. 선발 대니 레예스는 6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1자책) 쾌투를 뽐냈다. 구자욱(3회 3점), 김영웅(4회 1점), 르윈 디아즈(5회 2점)는 홈런을 터뜨리며 화력 지원에 나섰다.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플레이오프 2차전은 비로 인해 하루 미뤄졌다. LG는 디트릭 엔스 대신 손주영을 2차전 선발로 예고했고 삼성은 당초 선발로 예고됐던 원태인을 그대로 내세웠다.
우천 순연이 삼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뜨겁게 달아오른 삼성 타선이 비로 인해 식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와 2차전 선발 손주영이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04로 극강 모드를 뽐냈기 때문.
우려와 달리 삼성은 보란 듯이 손주영을 상대로 4점을 뽑아내는 등 LG를 10-5로 눌렀다. 김영웅은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김헌곤(5회 2점, 7회 2점)과 디아즈(6회 1점, 7회 1점)는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 선발 임찬규와 엘리저 에르난데스의 완벽투에 눌려 0-1 완패를 당한 삼성. 2승 후 1패를 당한 삼성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레예스를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LG는 엔스로 맞섰다. 이날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삼성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를 1-0으로 제압했다. 선발 레예스는 7이닝 무실점(3피안타 2볼넷 2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강민호는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0의 균형을 깨는 좌중월 1점 홈런을 때려냈다. 임창민과 김재윤이 2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거두며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 타이거즈와 우승을 놓고 31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지난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비로 인해 포스트시즌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경기가 나왔다. 선발 원태인은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투구 수 66개에 불과해 완투승 페이스였다. 하지만 비로 인해 다음날 등판이 불가능해졌다.
박진만 감독은 작심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즌 중에도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당황스럽다. 경기 시작 전부터 선발 투수를 쓰고 중간에 끊길까 봐 걱정했었다. 선발 원태인이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를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미 예보가 있었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이었다. 흐름을 가져온 상황에서 끊긴 게 너무 아쉽다”고 지적했다.
22일 오후 4시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및 오후 6시 30분으로 예정된 한국시리즈 2차전이 오는 23일로 미뤄졌다.
지난 21일부터 22일 오전까지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정상적인 경기 개최를 위한 그라운드 정비 시간이 약 3시간 이상으로 예상돼 오후 4시 정상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됐다. 또한 오후부터 기상청의 비 예보가 있어 2경기 모두 순연하기로 결정한 것.
박진만 감독은 “우천 순연의 유불리를 떠나 정상적인 그라운드 상태에서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뿐만 아니라 상대 팀도 마찬가지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크게 개의치 않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의 올가을 승리 공식이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까. 올 시즌 숱한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은 라이온즈의 저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처럼.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