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용인, 고성환 기자] '캡틴' 양형모(33, 수원 삼성)의 승격이라는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원 삼성은 3일 오후 4시 30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에서 안산 그리너스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두 경기 연속 역전승이다. 수원은 지난 라운드 충남 아산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7분 터진 김상준의 극장골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번 안산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준 뒤 두 골을 넣으며 승자가 됐다.
이날 수원은 후반 11분 김영남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24분 배서준의 프로 데뷔골과 후반 29분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조윤성의 헤더 역전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겼다. 충남 아산전 종료 직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PO) 진출 무산이 눈앞이었지만, 막판 뒷심으로 위기를 벗어난 수원이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56(15승 11무 10패)으로 정규 시즌을 마감하며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 희망을 살렸다. 현재 순위는 4위. 아직 한 경기를 남겨둔 5위 전남(승점 54)이나 6위 부산(승점 53)이 미끄러지진다면 수원이 준PO 티켓을 손에 넣게 된다. 만약 두 팀이 나란히 승리한다면 수원을 밀어내고 준PO에서 만나게 된다.
벼랑 끝에서 일단 살아남은 수원과 수문장 양형모.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또 한 번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가장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이제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다들 좋은 마음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젠 누구를 만나도 이긴다는 생각뿐이다. 양형모는 "(준PO에) 어느 팀이 와도 사실 상관없다. 우리는 다 이겨야 한다. 누가 오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라며 "K리그1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굴 만날 수 있을지 감히 예측할 수 없다. 잘 마무리해서 K리그1 팀과 승강 PO를 하게 된다면 그것 또한 이길 것이다. 열심히 준비만 하도록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주장으로서 수원을 이끈 양형모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직책을 맡았다. 한 시즌을 달려오면서 내가 잘 팀을 이끌지 못했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긴 했다. 그런 와중에도 나를 많이 도와준 친구들도 많았다. 정말 고마움을 많이 느꼈던 한 시즌이었다"라고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또한 양형모는 "한 명의 선수로서 준비할 때는 내게 가장 집중하면 됐다. 주장이라는 직책을 맡으면서는 팀을 전체적으로 다 볼 수 있어야 한다. 또 개인 사정으로 인해 다운되어 있는 친구들도 팀 안에 섞일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했다. 그런데 내가 원체 좀 내성적이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라며 "그래도 올해 많이 배웠다. 내성적인 부분도 많이 고쳐진 것 같다. 너무 고맙고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를 마친 뒤 수원의 라커룸은 어땠을까. 양형모는 "당연히 너무 좋았다. 감독님께서 기대와 기회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는데 다들 많이 느낀 것 같다. 모두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뮬리치가 경기 도중에 다쳤다. 끝까지 뛸 수 없을 정도라서 10명이서 마무리해야 했다. 최대한 빨리 잘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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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 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