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대가족' 김윤석, 이승기가 올 겨울을 따뜻하게 물 들일 예정이다.
12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대가족'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김윤석, 이승기, 김성령, 강한나, 박수영, 양우석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 '대가족'(각본연출 양우석,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게니우스)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 분)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만 '변호인', '강철비' 시리즈를 만든 양우석 감독의 4년 만의 연출 컴백작이다.
김윤석은 극 중 만두 하나로 자수성가를 이룬 대한민국 자영업자 대표 함무옥으로 분해 열연했다. 승려를 선언한 외아들 문석 때문에 집안의 대가 끊겨 근심이 깊어가는 가운데, 어느 날 아들의 자식이라며 어린 손님들이 찾아온다. 대를 잇게 생긴 무옥은 난생 처음 행복을 맛보지만, 동시에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다. 필모그래피 최초 셀프 빨간 머리 염색을 하는 등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빨간 머리로 염색한 김윤석은 "저것도 모두 인과응보"라며 웃었고, 양우석 감독은 "평소 진지하게 봤는데 희극적인 모습이 있다. 그게 코미디의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진지한데 남들이 볼 땐 재밌게 코미디"라며 "영화 '황해' 속 모습이 강한데, 가장 반대적인 캐릭터로 선배님들이 교류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며 "나도 선배님과 꼭 한번 작업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뭘 해도 장인처럼 보이신다. 만두를 빚는 것만 봐도 장인처럼 보여서 깔맞춤이었다"며 캐스팅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승기는 "시나리오가 처음 전달이 됐을 때, '감독 양우석'이라는 이름을 보고 일단 절반 이상 마음을 열고 읽었다"며 "그리고 아버지 역할인 '무옥 역할이 누굴까?' 했는데 김윤석 선배님이라고 하더라. 이건 시나리오에 대한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두 분이 함께 하는데 날 불러줘서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흔쾌히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래도 누가 더 큰 영향을 차지 했나?"라는 질문에 "시나리오를 쓰셨으니까 감독님이 51, 김윤석 선배님이 49"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승기는 서울의 노포 맛집 평만옥의 사장 함무옥의 아들로 아버지와 연을 끊고 스님이 되는 함문석을 연기했다. 슈퍼스타 주지스님으로 큰 사랑을 받던 중 전국에 방송되는 불교 라디오에서 숨겨둔 자식이 있음이 생중계되고 충격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다. 이 역할을 위해 처음으로 삭발을 감행하며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김윤석은 "이승기를 봤을 때 어떤 이미지가 있었다. 우리는 직업적으로 연기자의 눈으로 보니까 일반 분들과 다르다. 되게 애어른 같았다. 그리고 절제도 굉장히 잘한다고 느꼈다. '저 친구는 뭘 맡겨놔도 충분히 균형 감각이 좋은 친구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보니 키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그리고 머리통이 작아서 키가 그렇게 큰 사람인 줄 몰랐다.(웃음)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자기 머리통이 얼마나 예쁜지 아니까. 이승기의 두상이 너무 동그랗더라"며 삭발도 거침없이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윤석은 "촬영하는 내내 이승기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정말 재밌는 얘기, 사는 얘기를 나눠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본인 촬영이 없어도 촬영장을 갔다는 이승기는 "개인적으로 어느 영역을 넘어가신 분들을 보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도, 같이 하는 사람들로 인해 어떤 영감을 받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김윤석 선배님의 연기는 팬으로서 봐왔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함께 하니까 시간이 부족해서 쓰지 못하는 디테일이 있더라. 그걸 보면서 많이 배웠다. 내 촬영이 아니라도 남아서 선배님이 어떻게 하시는지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한테는 촬영장이 학교였다"고 말했다.
파격 삭발을 선보인 이승기는 "삭발을 하기 전에는 큰 부담이 아니었다. 오히려 큰 꿈이었는데, 촬영 때문에 머리를 딱 미는 순간 '어? 큰일났는데' 싶더라. 다 밀고 나니까 이게 내 생각보단 상당히 짧아져서 그 이후에 병행해야 되는 스케줄 때문에 3~4개월은 가발을 착용했다. 선배님이 삭발을 강추한다고 하는데, 난 신중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고백해 웃음을 선사했다.
MC 박경림은 "영화 속에서 삭발을 하는 건 원빈 씨 이후에 처음"이라고 하자, 이승기는 "가급적 안 비슷하려고 노력했다. 방향을 체크했고, 원빈 씨와는 미는 목적이 다르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윤석, 이승기 외에도 김성령은 평만옥의 실세이자 함무옥의 아내 방여사를, 강한나는 함문석의 전 여자친구 한가연을, 박수영은 함문석의 수행승 인행을 각각 맡았다.
이날 김윤석은 "'대가족'은 굉장히 드문 시나리오였다. 2~3년 전 받았는데 그땐 팬데믹이 있었고, OTT 바람도 불고, 대부분의 작품이 속도감과 장르적인 개성이 두드러지고 타격감, 자극성, 사건 속에 휘말려갔다. 대부분이 지구가 멸망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작품이 많았다. 살인이 들어가 있고, 드라마와 캐릭터보단 사건 속에 휘말려가는 속도감에 기대는 작품이 많았다"며 "그 와중에서 대가족은 드문 시나리오였다. 그래서 차근차근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오랜만에 정말 소설 한 권을 다 읽은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을 그대로 가져와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작품이 많은 사람들이 같이 보면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의 수는 최소한 200명이 돼야하니까 극장이어야 한다. 집에서는 불가능한다. 100명 이상이 봐야하고, 그게 우리 영화의 미덕이다. 만둣국처럼 따뜻한, 온가족이 극장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영화다. 자신한다"며 애정을 표했다.
한편 '대가족'은 오는 12월 11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조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