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의 4강행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키를 쥐고 있는 호주가 쿠바에 덜미를 잡히면서 경우의 수가 더욱 복잡해졌다. 기적이 아닌 이상 4강 슈퍼 라운드가 열리는 도쿄행 티켓을 따내기 어려워졌다.
쿠바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페이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B조 오프닝 라운드에서 호주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3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야디르 드레이크가 2타수 2안타 3타점 2볼넷으로 활약하며 쿠바의 첫 승을 이끌었다.
2연패 끝에 첫 승을 신고한 쿠바는 호주와 함께 나란히 1승2패가 됐다.
내심 호주가 이기길 바랐던 한국에는 좋지 않은 결과다. 현실적으로 일본이 대만전 포함 5전 전승으로 B조 1위를 한다고 가정하면 한국으로선 대만, 호주와 같은 3승2패로 삼자 동률을 만드는 게 가장 확률 높은 4강행 시나리오였다. 17일 호주가 대만을 꺾고, 한국이 18일 호주를 이기면 가능한 조건이었다.
삼자 동률을 이뤄 TQB(Team Quality Balance)로 따져 조 2위 도쿄행 티켓을 가릴 수 있었다. TQB는 총 득점을 공격 이닝으로 나눈 수치에서 총 실점을 수비 이닝으로 나눈 수치를 뺀 값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쿠바가 호주를 잡으면서 한국이 기대한 삼자간 물고 물리는 TQB 시나리오가 성립하기 어려워졌다. 대만이 호주에 잡혀도 한국과 같은 3승2패 동률이 되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대만이 2위로 올라간다.
한국으로선 16일 예정된 도미니카공화국전, 18일 호주전 2경기를 다 잡고 3승2패가 된 뒤 대만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지길 바라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대만은 16일 일본전, 17일 호주전, 18일 쿠바전이 예정돼 있다. 현실적으로 대만이 호주, 쿠바에 모두 질 가능성은 낮다. 아니면 쿠바가 17일 일본전, 18일 대만전을 모두 잡고 3승2패가 돼 한국, 대만과 삼자 동률이 되길 바라야 한다. 쿠바가 최강 일본을 꺾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라 한국으로선 여러모로 어렵게 됐다.
이날 호주-쿠바전은 1회초부터 양 팀이 점수를 주고받으며 접전으로 전개됐다. 호주는 1회초 1사 후 애런 화이트필드의 중전 안타, 로비 글렌디닝의 연속 안타에 이어 릭슨 윙그로브의 중전 적시타, 대릴 조지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며 2-0으로 리드를 잡고 쿠바 선발 다리오 사르두이를 조기 강판시켰다.
하지만 쿠바도 1회말 바로 반격에 나섰다. 호주 선발 팀 애서튼 상대로 로엘 산토스와 야디르 드레이크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요엘키스 기베르트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쿠바가 3회 3득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바뀐 투수 블레이크 타운젠드 상대로 상대 실책과 산토스의 번트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드레이크가 좌월 스리런 홈런을 폭발하며 4-2로 역전했다.
호주는 5회 글렌디닝이 앤디 바르가스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1점 차이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7회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의 기회에서 알렉스 홀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이 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쿠바는 9회 마무리 라이델 마르티네즈가 탈삼진 2개 포함 퍼펙트로 막고 1점 리드를 지키며 세이브를 거뒀다.
한편 한국은 이날 오후 7시30분 티엔무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3번째 경기를 갖는다. 경우의 수가 훨씬 복잡해지고, 어려워졌지만 일단 이날 경기를 잡아야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LG 트윈스 토종 에이스 임찬규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