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형민 감독이 새드 엔딩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포스터타워에서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형민 감독은 최근 웨이브 ‘뉴클래식 프로젝트’ 2탄의 포문을 연 ‘[감독판] 미안하다 사랑한다 2024’의 연출을 맡아 6편의 전편을 다시 그렸다.
이날 이형민 감독은 20년 만에 다시 감독판을 선보이게 된 점에 대해 “너무 좋다. 제안을 들었을 때 되게 영광스러웠고, 이게 제가 연식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드라마가 만든지 오래됐다.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고, 우리나라가 많은 게 빨리 바뀐다. 외국에 가보면 뉴욕, 런던에는 음악이 들려올때 아직까지 비틀즈가 있다. 아델 노래도, BTS의 노래도 나오고 섞인 느낌”이라며 “우리는 옛것이 금방 없어지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방송이 한번 온에어되고, 방송을 타면 없어져버린다. 그 지점을 웨이브에서 잘 캐치했다. 이런 제안을 받고 여러가지 물어보니까. ‘띵작’들 이걸 유튜브로 보는 사람들이 많더라. 국내 시청자의 니즈는 많은데, 쫓아가지 못한 걸 웨이브가 캐치했다”며 “‘내 이름은 김삼순’도 그랬고, ‘미사’도 있지만. 모든 드라마는 아니더라도 팬덤이 있는 드라마들이 다시 제작이 돼서 좋아했던 사람도 보고, 새로 처음 보는 사람도 보고, 같이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형민 감독은 “드라마가 잊혀지고 하대되는 것들이 존중받는다. 그런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작가님도 좋아했고, 배우들도 좋아했던 것 같다”라고 함께 ‘미안한다 사랑한다’를 제작했던 인물들의 반응도 전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대표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새드 엔딩. 방송 말미 차무혁(소지섭 분)과 송은채(임수정 분)이 모두 죽음에 이르고, 오들희(이혜영 분)은 차무혁이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모른 채 막이 내린다.
이에 이형민 감독은 “당시에는 슬픈 드라마가 많기도 했다. 이경희 작가님이랑 시작할 때 약속한 게, 우리가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이 드라마를 보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따라 죽는 건 절대 있으면 안된다. 그게 미안하긴 한데, 진짜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기획에서 출발했기 때문에”라며 “안 죽으면 독일에 가서 수술해서 나았나?”라고 다른 엔딩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형민 감독은 ‘은채까지 꼭 죽였어야 했냐’는 물음에 “그쵸, 독했다. 이런 것들이 옛날에 슬픈 드라마도 이렇게 징하게는 안했다. 제가 슬픈 감성의 조금 취한 사람인 것 같다. 우울한 사람인지 모르겠는데, 내가 정말 울려버리고 말거야 그런 생각을 했다. 그게 배우들은 펑펑 우는데 시청자들은 그냥 받아들이는 작품이 있다면,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배우들은 안 우는데 시청자는 울릴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형민 감독이 2024년 버전으로 다시 만든 ‘[감독판] 미안하다, 사랑한다 2024’는 웨이브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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