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MBC 기상캐스터 故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유족은 동료 기상캐스터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28일 KBS는 故오요안나의 유족이 생전 통화 내용, 카카오톡 대화를 모아 고인의 직장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족 측은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다시 그 시점으로 가서 고통을 멈추게 막아주고 싶었고, 직장 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폭력이나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고 싶다. 가해자와 회사 측의 사과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이 본격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MBC 측이 진상조사를 시작할 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같은날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MBC 측은 “MBC는 최근 확인이 됐다는 고인의 유서를 현재 갖고 있지 않습니다.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전했다.
또한 MBC는 “다만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라며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BC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는 물론 출연진의 신고가 접수됐거나 상담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도 지체없이 조사에 착수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요안나는 1996년생으로 지난 2017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공채 오디션을 통해 아이돌 연습생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제39회 춘향제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선발됐고, 이후 2021년 MBC 기상캐스터 공채에 합격하며 방송을 시작했다. 2022년에는 tvN 인기 예능 '유퀴즈'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오요안나가 3개월 전인 9월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고인의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고인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받은 내용이 담겼다. 2021년 5월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된 오요안나는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 먼저 입사한 동료 기상캐스터는 오보를 내고 오요안나에게 뒤집어 씌우는가 하면 또 다른 동료는 틀린 기상 정보를 정정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했다는 내용이라 보는 이에게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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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요안나 SN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