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떠날 생각 없었는데...'' 하트가 ML 재도전 꿈을 꾼 이유, NC 안 왔으면 '최대 108억' 인생역전도 없었다
입력 : 2025.02.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 DB샌디에이고 구단 SNS

[OSEN=조형래 기자] 한국행을 택했기에 다시 한 번 꿈을 꿀 수 있었다.

지난해 KBO리그를 주름 잡았던 에이스 카일 하트(33)가 결국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1년 최대 750만 달러(108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올해 연봉은 100만 달러(14억원)다. 구단이 바이아웃을 선택한다면 하트는 50만 달러(7억원)를 받을 수 있다. 실질적으로 하트의 보장 금액은 150만 달러(21억원)이다. 2026년 시즌은 구단 옵션으로 500만 달러(72억원)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여기에 선발 등판 수에 따라서 인센티브가 책정되어 하트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750만 달러다. 

하트는 지난해 KBO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26경기 등판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157이닝 47자책점) 탈삼진 182개, 승률 .813, WHIP 1.03, 퀄리티스타트 17회 등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탈삼진 타이틀을 따냈지만 정규시즌 막판까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까지 4관왕에 도전했을 만큼 올 시즌 내내 꾸준한 면모를 과시했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최동원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2024년 KBO리그 최고 투수로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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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하트와 당연히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재계약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NC에서 스텝업을 하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스카우팅리스트에 포함됐다.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NC와 재계약에 긍정적인 듯 했지만 하트의 마음은 변한 듯 했다.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메이저리그의 꿈을 꾸고 도전 의식이 가슴 속에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하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보스턴 매체인 ‘매스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올해(2024년) 견고한 한 시즌을 보냈다. 더 잘할 수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꾸준한 한 시즌을 보냈다. 내 생각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12월 1일 이전까지 NC와 계약이 되어 있기에 다른 팀과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NC로 돌아갈 수도 있고 일본에서의 관심도 받을 수 있다. 난 열려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몇년 동안 저에게 일어난 일들을 고려할 때 혹자들은 충격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저에게 조금 더 동기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메이저리그의 재능있는 선수들과 마주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것이다”며 “지금까지 꽤 힘든 여정이었는데, 몇달 안에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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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트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내세울만한 게 없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9라운드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됐고 2020년에서야 데뷔했다. 4경기(3선발) 11이닝 1패 평균자책점 15.55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2020년 이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1년부터 시애틀 매리너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트리플A레벨을 전전했다. 그러다 지난해 한국 무대를 밟았고 NC에서 스텝업을 한 뒤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결정했다.

만약 하트가 NC 잔류를 선택했다면 당장 올해 보장 연봉 100만 달러, 바이아웃 포함한 150만 달러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저연봉 선수지만 한국에서는 거액의 에이스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하트는 안정 대신 생존 경쟁을 택했다.

하트는 14일, 샌디에이고의 스프링 트레이닝이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합류한 뒤 ‘MLB.com’ 등 현지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샌디에이고가 저를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FA가 됐을 때, 승리할 수 있는 팀과 훌륭한 클럽하우스 문화와 환경을 가진 팀을 찾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샌디에이고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와의 계약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팀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FA 시장은 다소 느리게 진행됐다. 많은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햇을 것이다. 나도 더 빨리 결정될 줄 알았다”라며 “샌디에이고와는 지난 한 달 내에 연락이 진행됐다. 관심이 생기자 에이전트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자고 말했다. 지난주에 줌 미팅을 진행했고 일주일 동안 빠르게 진행됐다. 서로 원했던 방향이 맞아 떨어졌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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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성장은 결국 꾸준한 기회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하트는 “무엇이 바뀌었냐고 질문을 많이 받았다. 저는 깨끗한 도화지가 주어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이노스는 나답게 던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마이너리그에서 몇년 동안 내 역할이 무엇인지조차 확신이 없었는데 한국에서는 ‘100개의 공을 던져서 가능한 많은 아웃을 잡아달라’는 단순한 목표가 주어졌다. 그 단순함 덕분에 내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투구 메커니즘을 수정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변화는 분명한 기회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하트는 NC에서 단 1년 만 머물 생각은 아니었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그는 “사실 처음부터 한국에서 1년 만 뛰고 다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주어진 기회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었을 뿐이고 어떤 기회가 오든 행복할 것 같았다”라고 했다. 그러다가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대한 생각이 꿈틀댄 것은 여름 쯤이었다. 그는 “7~8월 쯤, 내 안의 잠재력이 무엇인지 깨달았다”라고 전하면서 “하지만 당시는 고민하기 보다는 ‘때가 되면 걱정하자’라는 생각이었다. 당장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했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고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다”라고 전했다. 

OSEN DB또한 자신의 성장을 이끌어 준 NC의 코칭스태프에도 고마운 마음을 건넸다. 지난해 하트는 NC에서 팔 각도를 약간 수정했고 스위퍼까지 새로 장착하면서 새로운 투수로 탈바꿈 했다. 구속까지 덩달아 늘어나며 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투구 스타일의 변화에 대한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큰 변화는 없었다”라고 말하면서도 “저에게는 두 명의 훌륭한 투수코치들이 있었고 스위퍼를 장착시키는 것을 도와줬고 다듬을 수 있었다. 그것이 가장 큰 발전이었다”고 전했다. 하트는 실제로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이용훈 코디네이터(현 1군 투수코치)에게 스위퍼를 배웠다. 이를 빠르게 흡수해 지난해 좌타자 상대 위닝샷으로 적극 활용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투구 매커니즘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싶었다. 팔 각도를 낮추면서 더 자연스럽게 운동 능력에 맞는 폼을 찾았다. 어떤 그립을 바꾸지는 않았다.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록 조정하는 과정이 가장 큰 변화였다”라고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NC로서는 2022년 드류 루친스키, 2023년 에릭 페디에 이어 카일 하트까지 3년 연속 외국인 에이스들을 메이저리그로 떠나 보내야 했다. 그러나 NC에 와서 성장했기에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난 것은 분명하다. OSEN DB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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