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지수 기자] 필리핀에서 처음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림투어 두번째 대회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KLPGA 2025 드림투어 인도네시아 여자오픈에 이어 해외에서 치른 드림투어 대회가 성황을 이루면서 동남아 무대에서 K골프의 위상을 더욱 끌어올리는 한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여자 골프 발전에도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2개 대회 모두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며 태국, 대만, 필리핀, 중국 등을 압도하는 기량을 뽐냈다.
14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54km 떨어진 산토로사시에 위치한 더 컨트리클럽(파72·전장 6337야드)에서 끝난 ‘KLPGA 2025 드림투어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즈’(총상금 20만 달러)에서 김가영(23·디오션리조트)은 이날 마지막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붓사바꼰 수까빤(태국)을 1타차로 제쳤다.
대만 출전 선수 가운데 랭킹이 가장 높은 362위인 왕리닝은 5언더파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왕리닝은 김가영과 3라운드 막판까지 공동 선두를 이루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으나 마지막 4개 홀에서 보기 3개를 해 미끄럼을 탔다.
초대 챔피언이 된 김가영은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이라 그 의미가 크다. 자주 왔던 필리핀에서 트로피를 안게 돼 기쁨이 더 크다”라며 좋아했다. 김가영은 또 “해외에서 외국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게 돼 배우는게 컸다. 전혀 다른 코스에서 대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감이 좋았지만 코스 세팅이 어려워 지키는 플레이를 펼친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정규투어 시드를 놓쳐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새롭게 출발할 것 같다. 남은 시즌 더 편하고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해서 2026년 정규투어 진출을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라운드를 1오버파 73타로 출발한 김가영은 2라운드에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한 뒤 이틀 연속 68타를 치는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숨막히는 접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3라운드에서는 2 ,4, 6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은 데 이어 후반 들어 10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나머지 8개 홀을 침착하게 모두 파로 마무리했다.
2020년 6월 KLPGA에 입회한 뒤 프로 첫 승을 필리핀에서 장식한 김가영은 우승 상금 3만 달러(약 4300만 원)를 받았다. 다만 이 대회는 KLPGA 국내 드림투어 대회와 형평성을 참작해 공식 기록에는 실제 상금 수령액보다 줄어든 대회 총상금 1억 원으로 바뀌게 돼 우승 상금도 1500만 원으로 반영된다.
지난해 KLPGA 정규투어에서 활동한 김가영은 시즌 상금 9759만833원으로 78위에 머물며 KLPGA 정규 투어 카드를 잃었다. 올 시즌을 드림투어에서 시작한 그는 이번 우승을 통해 정규투어 복귀를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28일이 생일인 그는 미리 큰 선물을 받게 됐다.
지난달 KLPAG 2025 드림투어 인도네시아 여자오픈에서는 황유나가 프로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해외에서 처음 열린 드림투어 2개 대회는 모두 프로 첫 승 선수를 배출했다.
한나경과 김지수, 필리핀 홈 팬의 열성적인 응원을 받은 폴린 델 로사리오가 나란히 최종 합계 4언더파로 공동 4위가 됐다.
KLPGA 2025 드림투어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즈의 메인 스폰서인 WWL 그룹 김종팔 회장은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참가 선수들이 아름다운 나라 필리핀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참가를 해줘서 감사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각국 선수들 간의 우정이 더욱 깊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회는 지난달 치러진 KLPGA 2025 드림투어 인도네시아 여자오픈에 이은 해외에서 개최 되는 두 번째 드림투어 대회이면서 아시아퍼시픽 서킷(APAC Circuit) 대회다. 인도네시아 대회 때는 현지 10대 주니어 유망주들을 초청해 수준 높은 프로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인도네시아 대회 기간에는 현지 갤러리와 언론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KLPGT(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는 아시아 태평양 여자골프 발전과 유망주 발굴을 위해 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AGLF)이 새롭게 출범시킨 APAC Circuit의 취지에 동참하면서 드림투어 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게 됐다. KLPGA 2025 드림투어 인도네시아 여자오픈은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대회여서 인도네시아 아마추어 선수들도 참가했지만 KLPGA 2025 드림투어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즈는 KLPGT와 LPGT(레이디스필리핀골프투어), TLPGA(대만여자프로골프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드림투어 소속 상위 50명을 비롯해 필리핀, 대만, 태국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프로 투어 출신 강자 등 132명이 출전해 뜨거운 우승 경쟁을 펼쳤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