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1차 스프링캠프의 유일한 신인투수가 일을 냈다.
구단에 따르면 두산 베어스는 지난 14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 마지막 청백전을 마친 뒤 스프링캠프 우수선수를 시상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두산은 1월 24일 호주 시드니로 출국해 1월 26일부터 2월 16일까지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투수조 스프링캠프 MVP로 시드니에 온 유일한 신인투수 홍민규(19)를 선정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MVP 홍민규”라고 말하며 직접 홍민규에게 상금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선배들의 축하를 받은 홍민규는 이승엽 감독과 주먹을 부딪치면서 기분 좋게 데뷔 첫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홍민규는 야탑고를 나와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3라운드 26순위 지명된 우완투수다. 작년 11월 잠실구장에서 신인 합숙훈련을 진행하던 중 좋은 평가를 받아 이천 마무리캠프에 중도 합류했고, 당시 좋은 모습을 보여 박준순(1라운드, 내야수)과 함께 1군 스프링캠프에서 데뷔 시즌을 준비했다.
두산 스카우트는 지명 당시 “홍민규는 안정적인 메커니즘과 투구동작을 갖춘 투수로, 직구와 변화구 모두 제구가 안정적이다. 하드웨어를 보강한다면 기량 향상 가능성이 있다”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홍민규는 지난달 28일 첫 불펜피칭부터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총 40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승엽 감독은 “신인으로서 코칭스태프와 선배들 앞에서 첫 불펜피칭을 한다는 자체가 긴장됐을 텐데 기대 이상의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오버워크하지 않고 오늘의 당찬 투구를 캠프 내내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두산 박정배 투수코치도 “처음임에도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흥미롭게 봐도 좋을 것 같다. 마무리캠프에서 신인임에도 좋은 공을 뿌렸기에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됐는데 오늘도 자신의 공을 잘 던지는 느낌이었다”라고 19세 루키의 성장 가능성을 밝게 내다봤다.
홍민규는 자체 청백전에서도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1차 청백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에 이어 2차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최고 144km의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곁들였는데 제구력이 정교했다는 후문이다.
홍민규는 첫 불펜피칭 당시 “큰 목표도 있지만, 일단 눈앞의 것에 집중하고 있다. 시드니에서 다치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미야자키 캠프까지 가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부모님과 친형이 보고 싶긴 하지만, 미야자키 캠프를 마치고 당당하게 인사드리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전한 바 있다.
현재로서 홍민규의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 합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예상치 못한 1차 스프링캠프 MVP 선정을 통해 2차 스프링캠프 합류가 아닌 시범경기를 통한 개막 엔트리 승선을 새로운 목표로 잡아도 될 듯하다.
홍민규는 구단을 통해 "전혀 생각 못했는데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라며 "캠프를 다치지 않고 마무리하게 돼 다행이다. 더욱 성장해서 정규시즌 MVP가 돼 두산 베어스를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16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두산은 17일 휴식 후 18일 2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미야자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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