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스코츠데일(미국),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LG 스프링캠프를 깜짝 방문했다.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LG 스프링캠프지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해까지 LG에서 뛴 켈리가 찾아온 것. 켈리는 스코츠데일에 살고 있고, LG 캠프와는 아주 가까운 거리다. 켈리가 LG에서 뛸 때,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집에서 출퇴근을 하면서 훈련했다.
이날 켈리는 LG 선수단을 놀래켜주고 싶은 마음에 선수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훈련장을 깜짝 방문했다. LG 스포츠 김인석 대표이사는 6년간 LG에서 뛴 켈리에게 감사패와 KBO리그에서 활약상이 담긴 사진 앨범을 선물했다.
선수단 및 직원들과 만나 한 명 한 명과 반갑게 인사한 켈리는 "동료들이 많이 보고 싶었는데, 오늘 야구장에 나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팀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그리웠다. 동료들이 시즌 준비를 잘해서 올해 좋은 일이 생기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켈리는 2019년 LG와 계약하며 한국 무대에 진출했다. 첫 해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고, 매년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3년 시즌 중반에 다소 부진했지만 후반기 반등하며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켈리는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11.1이닝)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59로 활약했다.
2023년까지 68승을 기록했던 켈리는 2024시즌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로 부진하면서 7월 중도 퇴출이 결정됐다.
당시 켈리는 7월 20일 두산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19일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방출이 결정된 상황에서 켈리는 예정대로 두산전 선발투수로 던지겠다고 했다. 켈리는 5시즌 반 동안 LG에서 뛰면서 남다른 팀 충성도를 보였고, 워크에식이 뛰어난 선수였다.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들과 같은 마인드였다.
켈리는 두산 상대로 고별 마운드에 등판했는데, 3회 경기 도중 폭우가 내려 경기가 중단됐고, 1시간30분 기다린 끝에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후 그라운드에서 켈리의 고별 행사가 열렸고, 켈리는 눈물을 흘리며 LG 선수단과 팬들과 작별 시간을 가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는 내가 1991년부터 프로야구를 시작해서 33년 동안 본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 1등이다. 켈리와 1년 반 밖에 함께 했지만 인성이나 야구에 대한 생각이나 팀에 대한 애사심이나 충성도나 또 동료에 대한 친근함 등 켈리가 내 기억에 1등 선수”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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