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타이난(대만), 조형래 기자] 겨우내 혹독한 재활을 하고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합류한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포지션 곳곳에서 터진 부상 악령 때문에 고전했다. 특히 주전 포수 유강남의 부상은 시즌 후반 안방 고민을 더 가중시켰다.
무릎 부상을 당해 6월 중순부터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결국 7월 중순, 왼쪽 무릎 내축 반원열골기시부 봉합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재활 기간만 7개월에 달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프리에이전트(FA)로 4년 80억원 계약을 맺고 맞이한 두 번째 시즌, 완주하지 못했다. 쪼그려 앉아서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포지션 특성상 남은 계약 기간은 물론 앞으로의 커리어도 걱정스러웠다.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이탈했고 수술을 받은 선수들이 넘쳤다. 김태형 감독도 수술을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 속출하자 허탈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여기에 필승조로 기대를 모았던 최준용은 고질적인 어깨 통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수술 소견을 받았다. 최준용은 유강남보다 한 달 뒤인 8월, 우측 어깨 견관절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재활 기간은 4개월.
시즌이 끝나고도 수술 선수들이 나왔다. 통증을 참고 데뷔 첫 2루수 풀타임 시즌을 보낸 고승민이 왼 엄지 중위 지절 관절 인대 손상을 치료하게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3개월 재활 소견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지난 겨울 비시즌, 부지런히 사직구장으로 출근했다. 재활군에서 혹독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유강남은 10kg 가량 감량하면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애썼다. 최준용 역시 수술 이후 운동을 하지 못하면서 불어난 체중을 역시 10kg 가까이 뺐다. 반대로 고승민은 손가락 재활에 치중하면서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했다. 유강남과 최준용 두 선수와는 달리 8kg 가량의 하체 근육이 늘었다. 탄탄한 몸의 기반을 다지면서 다시 한 번 성공적인 시즌을 위한 재활과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은 선수단 본진보다 약 일주일 먼저 대만 타이난으로 떠났다. 한파가 이어지는 날씨를 피해 따뜻한 대만 타이난에서 재활 속도를 높이기 위한 복안이었다. 겨우내 혹독하게 재활했고 선발대로 떠나 재활에 피치를 올리던 선수들은 벌써 실전을 치를 정도로 몸 상태가 올라왔다.
지난 16일 열린 롯데 퓨처스팀과의 자체 청백전에서 고승민과 유강남 모두 경기를 소화했다. 고승민은 백팀의 2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고 유강남도 9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글러브를 껴야 하는 왼손 부상을 당해 수비 소화가 관건이었던 고승민은 수비까지 소화하면서 재활이 모두 끝났음을 알렸다.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유강남은 아직 포수 수비까지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타석에서 주루플레이까지 소화하면서 정상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타석에서는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최준용도 한국에서 단계별 투구프로그램(ITP) 롱토스 단계까지 돌입했고 대만 캠프에서 재활 속도를 높이며 실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재활조 선발대 3인방 모두 올해 롯데 전력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전보다는 출장 비중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그래도 베테랑 포수인 유강남이 안방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풀타임 2루수 2년차에 돌입하는 고승민도 부상 여파를 씻고 지난해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최준용의 경우 1군 투입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수년 동안 괴롭힌 통증의 근원을 도려낸 만큼 복귀했을 때 불펜 필승조 역할을 해내야 한다.
재활조 선발대 3인방의 빠른 회복과 실전 모드 돌입에 롯데의 올 시즌의 우려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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