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스코츠데일(미국), 한용섭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야구 대표팀 구성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힌 것이 이슈가 되고 있다. 때마침 류지현 대표팀 감독이 2026년 WBC 대회를 앞두고 전력분석을 위해 대만으로 출국하는 시점에서 이정후의 발언이 주목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고 있는 이정후는 지난 16일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대표팀 관련 언급을 했다.
LA 다저스에서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가 함께 뛰고 있지만, 코리안 빅리거는 샌프란시스코(이정후), 다저스(김혜성), 탬파베이(김하성)로 뿔뿔히 흩어져 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이정후는 “우리는 나중에 대표팀에서 만나서 함께 뛰면 된다. 하성이형은 무조건 유격수고, 혜성이도 무조건 2루수인테니 나만 잘해서 뽑히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이정후는 "대표팀에 가게 되면, 어느 포지션이든 어느 타순이든 중요하지 않다. 대표팀 성적이 안 좋았다. 또 미국에 와서 느낀 게 사실 미국 선수들도 (WBC)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될 텐데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 이건 선수들 뿐만 아니라 KBO도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 베테랑이 은퇴하기 전에 WBC에서 뛰고 싶다는 얘기가 있었다. 비시즌 야구인 유튜브에서 혹은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 그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면 어떨까는 질문에 이정후는 “선배들이랑 호흡 맞추는 것은 무척 좋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부터 같이 해왔고 편하다”고 답했다.
이후에 대표팀 구성에 대해 솔직한 심정과 작심 발언이 이어졌다. 이정후는 “지난해 프리미어12를 봤는데 세대교체가 모두 됐더라. 그런데 너무 젊은 선수들로만 구성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분위기를 탈 때는 확 타오르는데, 가라앉으면 누군가 이끌어주지 못하고 확 가라앉는다. 젊은 선수들만 있으면 그냥 처져버리면 처져버리고, 타오르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른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중요한 것은 조화다. 이정후는 “융화가 됐으면 좋겠다. 중심을 잡아주실 베테랑 선배들도 필요하고, 투지 넘치고 파이팅 넘치는 어린 선수들도 필요하다. 융화가 잘 되야 좋은 팀이 된다. 시즌 때 팀도 마찬가지고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럽게 베테랑 선배들을 다 빼버리고 그 자리에 누군가를 채워 넣었을 때, 그 선수가 느낄 부담감도 크다”고 했다.
결정적으로 이정후는 “대표팀은 경험 쌓으라고 가는 데는 아니지 않나. 정말 그 해에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가서 우리나라를 걸고 싸우는 거다.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 교체라는 명분 하에 어린 선수가 나가면, 물론 잘 할 수도 있겠지만, 베테랑과 어린 선수가 함께 가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력대로, 공정하게 뽑자는 것. 일례로 한화에서 함께 뛰고 있는 레전드 류현진(38)이든 지난해 전체 1순위 신예 황준서(20)이든 누구라도 2025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만들자는 의견이다.
무조건 경험이 많은 베테랑을 우대하자는 것도 아니고, 2028년 LA올림픽을 대비한 의도적인 세대교체도 아닌 ‘실력대로 뽑자’는 것이다. 그래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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