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미야자키(일본), 이후광 기자] “시즌 전 예상은 믿지 않는다. 우리도 충분히 강하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토종 에이스 곽빈이 두산을 5강 후보에서 제외한 복수의 야구 전문가들을 향해 한 말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2022년 10월 사령탑 부임 당시 “선수생활을 마친 뒤 이루고 싶은 꿈이 감독이었다. 이제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3년 안에 한국시리즈에서 야구를 한 번 해보고 싶다. 그게 감독생활 첫 목표다”라는 당찬 취임사를 남겨 두산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5위, 4위를 거쳐 올해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한 이 감독은 “취임 당시 한국시리즈를 해보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는데 당연히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머지 9개 구단 전력이 강화됐고, 우리는 보강이 되지 않았다고 보시지만, 내부적으로 경쟁 구도가 갖춰져 있다. 지난해 젊은 투수진이 건재하며, 외국인 원투펀치에 곽빈이 축을 잡아주면 국내 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분명 뒤지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국시리즈는커녕 두산을 5강 후보에도 넣지 않은 전문가들이 수두룩하다. 2025시즌 순위를 예측하는 복수 컨텐츠를 보면 대부분 두산을 5강 진출이 아닌 5강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 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KT 위즈, 한화 이글스 등이 가을야구 진출 팀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두산은 2024-2025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보다 유출이 눈에 띄었던 팀이다.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은퇴를 시작으로 ‘부동의 3루수’ 허경민, ‘베테랑 필승조’ 김강률이 각각 KT, LG로 FA 이적하면서 순식간에 주전 3명을 잃었다. 콜 어빈, 잭 로그, 제이크 케이브 등 외국인선수 3인방은 역대급이라는 평가이지만, 토종 라인업은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롯데 자이언츠에 트레이드로 내준 정철원, 전민재 공백도 메워야한다.
지난 20일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토종 에이스’ 곽빈의 생각은 달랐다. 전문가들의 예측을 봤냐는 질문에 곽빈은 “시즌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벌써 누가 1위라고 하는 건 시즌에 돌입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우리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우리도 충분히 강하기 때문에 그런 예상은 믿지 않는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시즌에 앞서 대부분 하위권을 점쳤지만, 어린 선수들의 무서운 성장 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해냈다. 곽빈은 “우리도 젊은 선수들이 자기 페이스를 찾으면서 끌려가지 않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면 4위, 5위가 아닌 그보다 더 위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작년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이 2021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 위해선 곽빈이 지난해처럼 선발진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줘야 한다. 역대급 외국인 원투펀치를 데려왔지만, 이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하며, 최원준, 최승용, 최준호, 김유성, 김민규 등 4, 5선발 요원들은 아직 상수보다 변수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콜어빈, 잭로그, 곽빈은 로테이션 이탈 없이 어떻게든 최소 10승씩을 책임져줘야 한다.
곽빈은 “스프링캠프에서 생각보다 페이스를 잘 끌어올리고 있다. 내가 열심히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라며 “이번 캠프에서 최준호 최승용 최종인 김무빈 등 후배들에게 밥을 많이 사줬다. 연습 끝나고 숙속에서 최원준 이영하 등 선배들과 야구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올해는 동료, 친구, 선후배 모두 안 다치고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두산의 명가 재건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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