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 이선호 기자] "100타점 이상 올리겠다".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0)이 100타점을 목표로 설정했다. 메이저리그 88홈런을 터트린 실적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위즈덤의 타순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감독은 4번타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최형우도 여전히 후보이다. 누구든 김도영을 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위즈덤은 스프링캠프에서 두 가지 구체적인 성적 수치를 말했다. 이미 미국 어바인 1차 캠프에서 자신의 배번(46번)과 같은 홈런을 터트리겠다는 농담 섞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메이저리그 3년 연속 20홈런, 단일시즌 28홈런의 파괴력을 지녔으니 팬들은 당연히 40홈런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월27일 오키나와 캠프 첫 실전을 마치고 구체적인 수치 설정을 했다. 이날은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안타성 타구가 내야수의 호수비에 걸려 병살타가 되기도 했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팀 우승이 목표이다. 일원이 되고 싶다"면서 "100타점 이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100타점 이상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조건도 동시에 밝혔다. 바로 MVP 김도영이 앞에 있다는 점이다. " 확실히 눈에 띠었다. 타격할 때 밸런스가 너무 좋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맞히는 히팅 능력이 너무 좋다. 도영 뒤에서 치면 훨씬 많은 타점을 올릴 수 있다. 꼭 100타점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도영은 홈런도 타점도 많이 올리지만 출루율이 높다. 작년 시즌 출루율 4할2푼으로 리그 3위이다. 도루를 포함해 탁월한 주루능력을 까지 갖추었다. 후속 타자들에게 타점 찬스를 많이 만들어주었다. 작년 김도영의 수혜자가 최형우였다.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들는 주루로 타점 만드는 장면이 대표적이 사례였다. 최형우는 2020년 이후 4년만에 100타점을 올렸다. 최고령 100타점의 주인공이었다.
김도영은 자신의 출루와 주루 능력, 후속타자의 득점타로 작년 143득점 KBO 신기록을 작성했다. 위즈덤이 4번타자로 나선다면 김도영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최형우와 나성범까지 기회가 이어질 수 있다. 위즈덤은 "입단할 때 이미 김도영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4번타자로 준비되어 있다. 도영 뒤에서 치고 형우 앞에서 열심히 치고 싶다. 좋은 자리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도영 효과에 마치 금맥을 발견한 얼굴 표정이었다./sunny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