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미경 기자] 가수 이승윤이 9년 만난 여자친구과 3월 결혼한다.
이승윤은 6일 공식 팬카페에 장문의 자필편지를 공개하며 비연예인 여자친구와 결혼을 직접 발표했다.
이승윤은 자필편지에서 "계절과 계절이 포개지는 3월의 어느 날 제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소식일 줄 알기에 여러분께 가장 먼저, 직접 말씀드리고자 펜을 듭니다"라며, "저는 9년 전,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이엔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때로는 지난한 무력함을, 때로는 소소한 행복을 때로는 거대한 파도를, 때로는 과분한 꿈들을 그 자체로 함께 울고, 웃고, 지탱해 온 사람"이라고 직접 밝혔다.
이어 이승윤은 "9년 전 한 사람과 맺었던 어렴풋한 약속을, 언젠가 자칫 무력함을 숨긴 채 지키려던 약속을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켜보고자 합니다. 여태껏 그래왔듯 조용히 예쁘게 잘살아 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윤은 "그리고 여태껏 그래왔듯 있는 힘껏 시끄럽고 즐겁게 음악하겠습니다. 저의 자부심과 보람과 근거가 되어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함께 지을 찰나와 채워나갈 여백과 써 내려갈 이야기들과 완성 시킬 노래들을 함부로 기대해 보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하 이승윤의 자필편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이승윤입니다.
아무리 꼭꼭 숨어도 머리카락 슬쩍 보이는 봄을 못 본 체해주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계절과 계절이 포개지는 3월의 어느 날 제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소식일 줄 알기에
여러분께 가장 먼저, 직접 말씀드리고자 펜을 듭니다.
저는 9년 전,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이엔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때로는 지난한 무력함을, 때로는 소소한 행복을,
때로는 거대한 파도를, 때로는 과분한 꿈들을
그 자체로 함께 울고, 웃고, 지탱해 온 사람입니다.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명제라고 믿는 편인 제가 그릴 수 있는 가장 먼 훗날의 그림에
우두커니 그려져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얼음이 녹기 전에 스케이트를 타자
장마가 끝나기 전에 빗속을 뛰놀자
버겁던 시절 기꺼이 약속했습니다.
그러던 생의 어느 시점에
음악이라는 녀석을 포기하려던 순간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여러분은 제 낡은 음악 인생 구석 구석에 숨을 불어넣어 주셨고
함께 울고, 웃고, 지탱해 주신 덕분에
저는 여전히 음악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해냈다’거나 ‘써냈다’ 같은
단단한 자부심과 실체적 보람을 가진 음악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얼음을 녹여내 싹을 틔워내고
장마를 걷어내 볕을 쏟아내는 이야기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러한 이야기는 존재할 수 없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고 진실이고 진심입니다.
9년 전 한 사람과 맺었던 어렴풋한 약속을,
언젠가 자칫 무력함을 숨긴 채 지키려던 약속을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켜보고자 합니다.
여태껏 그래왔듯 조용히 예쁘게 잘살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태껏 그래왔듯 있는 힘껏 시끄럽고 즐겁게 음악하겠습니다.
저의 자부심과 보람과 근거가 되어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함께 지을 찰나와 채워나갈 여백과
써 내려갈 이야기들과 완성 시킬 노래들을
함부로 기대해 보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승윤 올림. /seon@osen.co.kr
[사진]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