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녹색 그라운드가 아닌 회의실과 로비에서, 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26일 긴급 총회를 열고 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서는 A4용지 한 장 분량이지만 골자는 간단하다. 현대카드 리워드 기프트 카드로 2489만원을 횡령하고 절도 미수(축구화)를 저지른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한 김진국 전무를 징계하라는 것. 노조는 김 전무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 전무 측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 전무는 노조의 성명서 발표가 끝난 직후에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책임이 있으면 사퇴할 수도 있다”면서도 부당 개입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행정을 책임지는 책임자로서 면담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사를 중지시킨 적도 없고, 재개시킨 적도 절대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부분에서도 노조와 김 전무를 비롯한 축구협회의 의견은 엇갈렸다. 쟁점 사안에 대해서 정리해 봤다.
횡령이다 VS 단순 절도 미수다
논란의 첫 단추는 권고사직한 A씨의 횡령여부다. 노조는 사태 일지를 배포하며 A씨가 세 차례에 걸쳐 2,489만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횡령한 직원에게 있지도 않은 희망 퇴직 명목을 근거로 1억 5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위로금을 준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김 전무가 부당하게 개입해 조사를 방해했다”고 했다.
김 전무의 이야기는 다르다. 그는 횡령이 아닌 절도 미수로 권고 사직안이 결정됐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인사위원회에서는 A씨가 횡령을 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라며 “현대카드 리워드포인트 기프트 카드를 모두 반납했기에 횡령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희망 퇴직의 경우 2년 치 연봉 정도를 지급했었다. 불미스런 일로 나가지만, 협회에 공로한 일도 있고 미래를 위해서라도 희망 퇴직으로 가닥을 잡았다”라고 했다.
손성삼 노조위원장은 김 전무의 말을 다시 반박했다. 그는 “횡령은 돈을 다시 가져다 놓아도 횡령이다. 그게 바로 상식”이라고 했다. 손 위원장은 “반납한 기프트 카드의 금액(2489만원 인출, 2490만원 반납)도 맞지 않는다. 일련번호를 확인하면 발행 일시가 나온다. 무마하기 위해 다시 구입한 것이 확실하다”라고 했다.
부당 개입했다 VS 개입 사실 없다
뇌관은 김 전무의 거취다. 노조는 내부에서 사건을 매듭짓길 원했지만, 지난 25일 인사위원회가 김 전무를 문책하지 않고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부서 이동을 결정하면서 일이 외부로 터져 나왔다. 소문만 무성했던 일이 수면 위로 나온 셈이다. 노조는 조사 과정에서 세 번이나 부당 개입하고 늑장 대처한 김 전무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 전무는 “개입은 없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12월 9일 당사자인 A씨와 면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문제가 없는 상식적인 만남”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조사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았고, 책임자인 자신이 문제를 일으킨 직원을 만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는 이야기. 김 전무는 “조사 중지를 지시한 적도 없다”라고 못박았다.
노조 측에서는 김 전무의 주장을 재차 뒤집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결정 사항이 뒤집히는 일도 많았다”라고 주장했다.
위로금 전례 없다 VS 통상적인 위로금
가장 풀기 힘든 암호는 위로금이다. 비리 연루로 퇴직한 직원에게 거액의 위로금(퇴직금 제외)을 준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김 전무는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라고 전제한 뒤 “조금 불미스러운 일로 회사를 떠나지만, 기여한 부분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희망 퇴직을 권유했다. 위로금도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불명예 퇴직을 시켜야 하는 사람에게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했다”라며 “희망 퇴직에 따른 위로금이라는 것도 없는 규정이다. 희망 퇴직을 두고 합의하다가 협회에서 삭제한 조항이다. 위로금을 받은 직원이 있긴 하다. 15년 이상 근속한 명예 퇴직자만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각서 있다 VS 통상적인 사직서와 같다
위로금 논란은 더 큰 산으로 옮겨 붙었다. 바로 그 뒤에 숨겨진 비자금에 관한 것이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A씨가 조사과정에서 조사위원들에게 퀵서비스로 ‘나만 혼자 다칠 수 없다’는 내용의 문건을 보냈다는 의혹이 나왔다. 김 전무와 송기룡 행정지원국장은 “조사 내용이 아니라 알 수 없다”라고 부인했지만, A씨가 퇴직하면서 각서를 썼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위로금이 입막음 용이 아니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 위원장은 “각서는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혹을 증폭시키길 원하지 않고,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라면서도 “각서는 있고, 내용에 대해서는 주관 부서에 문의해보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확대 해석 진화에 나섰다. 그는 “어느 조직이든 사직서를 받을 때 회사의 기밀을 다음에 누설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다”라며 “이것은 각서가 아니다. 사직서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라고 주장했다.
남은 것은 의혹
남은 것은 의혹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란 열차는 종착역이 명시되지 않은 채 달리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협회가 비리 연루로 퇴직한 직원에게 큰 온정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손 위원장은 “축구협회는 하루에 몇 천 통씩 보내는 심판 배정 문자 중에 몇개가 누락됐다는 이유로 해당 직원에게 3개월 감봉을 내리는 타이트한 조직이다. 이번 일을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라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26일 긴급 총회를 열고 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서는 A4용지 한 장 분량이지만 골자는 간단하다. 현대카드 리워드 기프트 카드로 2489만원을 횡령하고 절도 미수(축구화)를 저지른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한 김진국 전무를 징계하라는 것. 노조는 김 전무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 전무 측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 전무는 노조의 성명서 발표가 끝난 직후에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책임이 있으면 사퇴할 수도 있다”면서도 부당 개입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행정을 책임지는 책임자로서 면담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사를 중지시킨 적도 없고, 재개시킨 적도 절대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부분에서도 노조와 김 전무를 비롯한 축구협회의 의견은 엇갈렸다. 쟁점 사안에 대해서 정리해 봤다.
횡령이다 VS 단순 절도 미수다
논란의 첫 단추는 권고사직한 A씨의 횡령여부다. 노조는 사태 일지를 배포하며 A씨가 세 차례에 걸쳐 2,489만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횡령한 직원에게 있지도 않은 희망 퇴직 명목을 근거로 1억 5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위로금을 준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김 전무가 부당하게 개입해 조사를 방해했다”고 했다.
김 전무의 이야기는 다르다. 그는 횡령이 아닌 절도 미수로 권고 사직안이 결정됐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인사위원회에서는 A씨가 횡령을 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라며 “현대카드 리워드포인트 기프트 카드를 모두 반납했기에 횡령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희망 퇴직의 경우 2년 치 연봉 정도를 지급했었다. 불미스런 일로 나가지만, 협회에 공로한 일도 있고 미래를 위해서라도 희망 퇴직으로 가닥을 잡았다”라고 했다.
손성삼 노조위원장은 김 전무의 말을 다시 반박했다. 그는 “횡령은 돈을 다시 가져다 놓아도 횡령이다. 그게 바로 상식”이라고 했다. 손 위원장은 “반납한 기프트 카드의 금액(2489만원 인출, 2490만원 반납)도 맞지 않는다. 일련번호를 확인하면 발행 일시가 나온다. 무마하기 위해 다시 구입한 것이 확실하다”라고 했다.
부당 개입했다 VS 개입 사실 없다
뇌관은 김 전무의 거취다. 노조는 내부에서 사건을 매듭짓길 원했지만, 지난 25일 인사위원회가 김 전무를 문책하지 않고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부서 이동을 결정하면서 일이 외부로 터져 나왔다. 소문만 무성했던 일이 수면 위로 나온 셈이다. 노조는 조사 과정에서 세 번이나 부당 개입하고 늑장 대처한 김 전무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 전무는 “개입은 없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12월 9일 당사자인 A씨와 면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문제가 없는 상식적인 만남”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조사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았고, 책임자인 자신이 문제를 일으킨 직원을 만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는 이야기. 김 전무는 “조사 중지를 지시한 적도 없다”라고 못박았다.
노조 측에서는 김 전무의 주장을 재차 뒤집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결정 사항이 뒤집히는 일도 많았다”라고 주장했다.
위로금 전례 없다 VS 통상적인 위로금
가장 풀기 힘든 암호는 위로금이다. 비리 연루로 퇴직한 직원에게 거액의 위로금(퇴직금 제외)을 준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김 전무는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라고 전제한 뒤 “조금 불미스러운 일로 회사를 떠나지만, 기여한 부분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희망 퇴직을 권유했다. 위로금도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불명예 퇴직을 시켜야 하는 사람에게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했다”라며 “희망 퇴직에 따른 위로금이라는 것도 없는 규정이다. 희망 퇴직을 두고 합의하다가 협회에서 삭제한 조항이다. 위로금을 받은 직원이 있긴 하다. 15년 이상 근속한 명예 퇴직자만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각서 있다 VS 통상적인 사직서와 같다
위로금 논란은 더 큰 산으로 옮겨 붙었다. 바로 그 뒤에 숨겨진 비자금에 관한 것이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A씨가 조사과정에서 조사위원들에게 퀵서비스로 ‘나만 혼자 다칠 수 없다’는 내용의 문건을 보냈다는 의혹이 나왔다. 김 전무와 송기룡 행정지원국장은 “조사 내용이 아니라 알 수 없다”라고 부인했지만, A씨가 퇴직하면서 각서를 썼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위로금이 입막음 용이 아니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 위원장은 “각서는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혹을 증폭시키길 원하지 않고,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라면서도 “각서는 있고, 내용에 대해서는 주관 부서에 문의해보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확대 해석 진화에 나섰다. 그는 “어느 조직이든 사직서를 받을 때 회사의 기밀을 다음에 누설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다”라며 “이것은 각서가 아니다. 사직서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라고 주장했다.
남은 것은 의혹
남은 것은 의혹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란 열차는 종착역이 명시되지 않은 채 달리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협회가 비리 연루로 퇴직한 직원에게 큰 온정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손 위원장은 “축구협회는 하루에 몇 천 통씩 보내는 심판 배정 문자 중에 몇개가 누락됐다는 이유로 해당 직원에게 3개월 감봉을 내리는 타이트한 조직이다. 이번 일을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