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깜짝합류...'중동원정' 홍명보호 사로잡은 남태희의 열정
입력 : 2012.02.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한준 기자= 남태희(21, 레크위야SC)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에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다. 단 한 경기에 본선 티켓의 향방이 결정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합류했다. 홍명보 감독이 그동안 단 한 번도 발을 맞춰보지 않은 남태희를 긴급소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 '해외파' 남태희의 소집은 어떻게 성사됐을까?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22일에 있을 오만과의 2012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A조 5차전 경기를 앞두고 14일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됐다. 본선행 티켓 확보 여부가 판가름 날 오만전을 위해 이날 밤 UAE 두바이로 이동해 전지 훈련을 통해 현지 적응에 나선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 소집의 가장 큰 이슈는 새 얼굴 남태희의 합류였다. 유럽 무대에서의 활약, 국가 대표팀 선발로 올림픽 팀과 인연이 없었던 남태희는 홍명보 감독에게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다.

프랑스 리그를 거쳐 중동 지역의 카타르 리그에서 활약 중인 남태희는 중동 원정 징크스에 고전하고 있는 올림픽 팀의 해결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월 카타르 클럽 레크위야에 입단한 남태희는 7차례 리그 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남태희는 예리한 오른발 킥력과 현란한 돌파 능력을 갖춘 전천후 공격수다. 이미 카타르 입성 한 달여 만에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팀의 전담 키커로 특급 도우미이자 특급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남태희의 남다른 애국심, 감독 찾아가 올림픽 출전 설득

홍명보 감독은 이날 공식 기자 회견에서 남태희 소집의 비화를 소개했다. “카타르 원정을 갔을 때 남태희 선수를 만났다. 카타르에서 뛰고 있으니 외국 생활에 외로웠던 것 같다. 같은 또래 선수들이 그곳에 왔으니 인사차 올림픽 팀을 찾아왔다. 그때 남태희의 플레이를 보게 됐는데 여전히 유럽에서 뛰고 있는 것 같은 감각을 갖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남태희는 카타르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어 차출 협조가 어려운 상태였다. 올림픽 대표 경기는 의무 차출 규정이 있는 A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소속팀이 원치 않으면 소집할 수 없다. 홍 감독 역시 남태희를 무리해서 소집할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남태희의 열망이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면담을 했는데 본인이 올림픽 팀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더라. 능력 있는 선수가 팀에 합류하는 것은 팀이 강해질 수 있는 조건이다. 절차상의 문제도 잘 해결됐다. 남태희의 의지가 강했다.”



남태희의 에이전트를 담당하고 있는 ㈜지쎈의 류택형 이사는 “레크위야의 자멜 벨하지 감독은 국가 대표까지 한 선수가 왜 올림픽 팀에 가려하느냐고 의아해했다. 레크위야는 남태희를 보내줄 의무가 없는 상황이었다. 남태희가 직접 감독을 찾아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며 설득했다”며 소집에 뒷 이야기를 전했다.

남태희는 오는 17일 카타르 스타스 리그 카타르SC전을 치른 뒤 곧바로 두바이로 넘어와 올림픽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다. 소속팀에서는 다음 날 회복 훈련까지 소화한 뒤 떠날 것을 권했지만 남태희는 “처음 소집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손발을 맞춰야 한다”며 기어코 하루 앞선 올림픽 대표팀 합류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여름 콜롬비아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한 남태희는 올림픽에 대한 남다른 열정, 강렬한 애국심을 보이며 홍명보호 승선을 자신의 힘으로 이뤄냈다.

올림픽 대표팀은 4차례 최종 예선 경기에서 5골을 넣고 2골을 내줬다. 짠물 수비를 펼쳤으나 공격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차전 상대 오만은 7득점 4실점으로 한국에 비해 공격력이 좋다. 한국은 두 차례 중동 원정에서 실점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승리를 위해선 최소 2골 이상이 필요하다. 공격진의 마무리 날카로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홍 감독에게 카타르 무대에서 연속 득점과 도움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남태희는 천군만마와 같다.

올림픽 대표 선수들, "남태희 합류 반갑다"

남태희와 호흡을 맞추게 될 올림픽 대표 선수들은 하나 같이 남태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태희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공격수 백성동은 “공격력과 득점력은 올림픽 팀이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남태희는) 나랑 스타일이 비슷한 친구다. 발 맞추기가 쉬울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윤빛가람 역시 남태희의 가세가 올림픽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빛가람은 “남태희는 기술이 좋은 선수다. 측면 돌파와 크로스도 좋은 선수라 기대하고 있다. 중동 무대에도 이미 적응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 중 컨디션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오만전의 키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에서 활동 중인 남태희는 두바이 전훈지로 합류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날 파주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대표팀은 벌써부터 남태희 효과를 보고 있다. 중동을 접수한 남태희가 올림픽 팀의 중동 징크스를 격파하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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