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아일스] 지동원만 즐겁지 않은 선덜랜드의 고공행진
입력 : 2012.0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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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선덜랜드의 놀라운 비상은 지동원을 제외한 모든 EPL 팬들에게 대단한 뉴스거리다.

지동원은 1월의 첫째 날에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면서 신임 마틴 오닐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팀의 강등권 탈출 싸움에 도움을 주리라 기대됐다.

하지만 지동원에게 정기적으로 출전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고, 예상됐던 강등권 탈출 싸움도 벌어지지 않았다. 오닐 감독이 팬들의 눈부신 관심 속에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의 문을 활짝 열어 젖힌 탓이다.

오닐 감독의 부임 전이자 전임 스티브 브루스 감독 체제의 선덜랜드는 자신감은 물론이고 최전방에서 골을 넣을 스트라이커가 부족하다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아사모아 기안과 대런 벤트는 막대한 돈 때문에 매각됐고, 코너 위컴은 너무 경험이 없었다. 아스널에서 임대 온 니클라스 벤트너는 그라운드 밖에서 지나치게 망난이 짓을 하고 다녔다.

지동원은 경기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두 명의 라이벌이 나타나 지동원을 벤치 멤버로 만들어 버렸다.

프레이저 캠벨은 몸을 회복하는 데 6주의 시간도 걸리지 않은 채 그라운드에 복귀해 FA컵 미들즈브러전에서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제 사람들은 캠벨이 유러피언 챔피언십을 준비하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일랜드 출신의 나이 어린 스트라이커 제임스 맥린까지 나타났다는 점이다. 맥린은 브루스 감독 시절 북아일랜드의 데리 시티로부터 35만 파운드에 영입했으나 거의 눈길을 받지 못했다. 이제 그는 10경기에 선발 출전해 4골을 기록 중이고, 곧 대표팀에서도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지동원은 오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4번의 교체 출전만을 기록 중이고, 그 중 한 번은 컵 대회였다. 하지만 오닐 감독의 마음에는 엄청나게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위컴보다는 지동원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덜랜드는 프리미어리그 9위로 수직 상승했고, 이제 시즌 잔여 경기가 13게임 남은 상황에서 유럽 무대 진출마저 염두에 두고 있다. 선덜랜드는 전통적으로 시즌 말미에 강했고, 현재 기세로 볼 때 리버풀과 뉴캐슬과 같은 강팀을 잡을 수도 있다.

오닐 감독은 1월 이적 시장에서 선수 영입 시도를 하거나 매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볼턴 원더러스의 주장이자 건장한 스트라이커 케빈 데이비스를 25만 파운드에 영입을 시도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명확했다.

캠벨을 제외한 스트라이커들은 자신이 팀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아마도 박주영보다 지동원이 나은 상황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스널은 산시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밀란전에서 박주영을 아예 제외시킴으로써 굴욕감을 안겨줬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에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더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동원의 선덜랜드와의 FA컵 일전을 벌인다. 두 팀은 토요일(현지 시간 기준)에 대회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반면 이청용의 볼턴 원더러스는 챔피언십 클럽인 밀월과 경기를 치른다. 볼턴이 8강을 진출한다면 그리고 볼턴 주변에서 들리는 소문대로 이청용이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된다면 4월 준결승전에서 코리언 더비가 성사될 수 있다.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결승전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을 목도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글=마크 아일스(‘볼턴뉴스’ 축구팀장)
번역=이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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