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박지성, 빌바오 원정 면죄부 받을 유일한 맨유맨
입력 : 2012.03.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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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산소탱크’ 박지성(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유니폼을 보고 빌바오에 비가 내린 줄 알았다. 박지성은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온 몸에 땀에 젖도록 뛰었다. 그야말로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팀 전체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혼자 힘으로 기적을 일으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맨유의 사상 첫 유로파리그 우승을 위한 박지성의 투혼을 물거품이 됐다. 아틀레틱 클럽 빌바오를 침묵하게 만들겠다며 야심찬 출사표를 던진 박지성은 침묵 속에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맨유는 16일 새벽(한국시간)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1-2로 패하며 합계 2패, 3-5로 탈락했다.

안방 올드 트라포드에서 2-3 패배를 당한 맨유 선수단의 의지는 결연했다. 특히 이제 팀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한 박지성은 유로파리그 우승에 남다른 각오를 비췄다. 그는 빌바오 원정을 앞두고 “맨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공격적인 모습, 싸우는 모습으로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성은 자신의 말처럼 킥오프와 함께 공격적으로 달려들었고, 이틀레틱 클럽 빌바오도 맹렬하게 싸웠다. 모든 것을 쏟아냈다.

아틀레틱 클럽은 페르난도 요렌테를 정점으로 수사에타, 무니아인, 데마르코스 등이 현란한 패스 플레이로 중원과 공격을 장악하며 맨유를 몰아 붙였다. 박지성은 라이언 긱스와 자리를 바꿔가며 측면 공격수와 미드필더 포지션을 부지런히 오갔다. 아틀레틱 클럽이 볼 소유권을 확보한 시간이 많아 대부분 수비 진영에서 뛰어야 했다. 아틀레틱 클럽의 빠른 위치 이동과 패스 전개를 막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다.

당초 공격적인 자세로 나설 것이라는 스페인과 영국 언론의 전망에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전방 압박 능력과 수비력, 볼 탈취 능력이 좋은 박지성을 1차전과 마찬가지로 선발 카드로 선택했다. 박지성은 전방에서부터 상대 공격의 맥을 차단하려 달려들었다. 경기 초반 기세가 대단했다. 맨유 선수단에서 가장 강력한 투쟁심을 뿜어낸 선수였다.

하지만 중원을 장악 당한 상황에서 개인의 노력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박지성의 활동량은 두 사람 이상의 몫을 해냈지만 빠르게 넘나드는 공의 이동을 모두 차단하는 것은 불가항력이었다. 공격 기회는 잡을 수도 없었다. 좋은 패스 전개는 한 차례도 이어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페르난도 요렌테의 선제골이 터진 이후 포백 수비의 집중력도 시간이 갈 수록 떨어졌다. 후반전에 두 번째 골까지 터지자 자포자기 상태가 됐다. 마지막까지 불굴의 투지를 보인 박지성도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웨인 루니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만회골을 넣었지만 의미 없는 골이었다. 맨유는 1,2차전 모두 패배하며 탈락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전술, 노쇠한 중앙 미드필드 라인, 밀도가 떨어지는 수비진 모두 질타의 대상이 됐다.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도 집중력을 잃었고, 리오 퍼디난드도 이름값을 못했다. 하지만 지치지 않고 몸을 던지고 발을 뻗은 박지성은 면죄부를 받기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맨유의 정신을 보여준 것은 오직 박지성 뿐이었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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