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돋보기] 데샹의 판단 착오에 팬 분노...''꺼져주세요''
입력 : 2012.03.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가 무너졌다. 홈 경기장인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벌어진 2011/2012 UEFA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경기 전부터 불만이던 팬들은 패배에 얼음장 같은 냉소를 보였다. 패배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다. 열정적이고 팀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유명한 마르세유 팬들의 마음이 얼어붙은 이유는 뭘까?

데샹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몇 가지 용단을 내렸다. 경고 누적(퇴장)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주전 골키퍼 스테브 망당다 대신 세 번째 골키퍼인 엘린통 안드라데를 기용했다. 데샹은 크비이와의 프랑스컵 8강전에서 실수를 남발한 ‘NO.2’ 브레칠리아노를 과감하게 뺐다. 부상을 안고 있는 공격수 로익 레미와 앙드레 아유도 선발로 내보냈다.

마르세유는 전반전에 수준급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 상황이다. 마르세유는 전반전 44분에 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마리오 고메스의 슈팅이 안드라데의 옆구리 쪽으로 빠져들어가며 골망을 갈랐다. 빠른 박자에 나온 슈팅이었지만, 골키퍼 정면 쪽이었다.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공격진에서도 약간의 틈이 생겼다. 아유와 레미는 부상에도 많은 거리를 뛰면서 기회를 노렸지만, 마지막 장애물을 넘지 못했다.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었다. 레미는 몇 번의 기회를 놓쳤는데, ‘프랑스 풋볼’은 “레미가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아유도 한 번의 슈팅을 하늘로 날려보냈다.

마르세유는 후반전에 공격적으로 경기를 이끌다가 뮌헨에게 한 방을 더 얻어맞았다. 아르연 로번과 토마스 뮬러의 패스에 수비가 허물어졌고, 로번에게 한 골을 더 허용했다. 데샹 감독은 후반에 브누아 셰루와 브란당을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결국 최근 이어진 무승 행진(8경기 연속 무승, 1무7패)에 숫자를 하나 더 해야 했다.

데샹은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관중석 공사를 하는 통에 팬들이 얼마 찾아오지 않았지만(31,683명), 일부팬들은 ‘창피한 줄 알라(Honte à vous)’, ‘데샹 그리고 데샹의 선수들 꺼져버려!( Deschamps et tes joueurs, cassez vous !)’와 같은 자극적인 문구가 적인 걸게를 흔들며 야유했다. 현지 기자들도 공격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수많은 비난 속에서도 데샹은 담담함을 유지했다. 그는 자신의 선택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데샹은 안드라데의 기용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질문에 “(경기를) 분석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나는 안드라데를 비난할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했다. 데샹은 뮌헨이 더 좋은 경기를 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판단은 감독이 하고, 책임도 감독이 지는 것이 축구다. 자신의 신념을 믿는다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일도 중요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데샹의 행동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패배가 이어진다면 뒤를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한다. 현재 마르세유의 성적을 보면, 데샹이 한 번쯤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16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다가 바로 9경기 연속 무승을 달리는 팀은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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