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아…하필 마지막 날에” 대표팀, 비 때문에 울상
입력 : 2012.06.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이베르동 레 방(스위스)] 류청 기자= “거기 가서 하면 뒷머리가 뜨끈뜨끈하다니까”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스위스 하늘을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스위스 이베르동 레 방에서 훈련 중인 대표팀은 3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훈련을 취소했다. 24일 입국 후 계속해서 화창했던 날씨가 마지막 날 변덕을 부렸다. 비가 계속 내렸다. 설상가상으로 대표팀은 오후 훈련시간도 오후 3시에서 4시로 변경했다. 원래 쓰기로 했던 운동장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비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운동장을 바꾸길 원했고, 시간도 미뤄졌다.

훈련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카타르 도하보다 훈련 환경이 좋은 스위스에서 중요한 부분을 점검하려던 일정이 틀어졌다. 최 감독은 “원래 이곳이 호수 주변이라 이 정도면 좋은 환경이었다”라면서도 “오전에 간단하게 체력 훈련을 하고 오후에 세트피스 등 중요한 부분을 점검하려고 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최 감독은 간단한 플레이와 세트피스를 승리의 열쇠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카타르가 아닌 스위스에서 마무리 짓고 싶었던 것. 최 감독은 “카타르에 가서 중요한 부분을 훈련하면 적에게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거기는 보는 눈이 많아서 ‘뒷머리가 뜨끈뜨끈’하다”라고 말했다.

비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도 악재다. 비가 오면 평소보다 체력이 1.2~1.5배 더 소모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 감독은 “시합 전날 이렇게 비가오면 정말 고민이 깊이 진다. 내 경험으로 보면 비를 맞고 훈련하면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비 맞고 훈련하기도 그렇고, 체육관에 가는 것도 좋지 않다”라고 했다.

결국 대표팀은 세트피스 훈련 대신에 자체 경기로 스위스의 마지막 훈련을 마무리했다. 최 감독은 4-2-3-1 포메이션과 4-4-2 포메이션을 시험하면서 선수들과 조합을 점검했다. 훈련은 잘 끝났지만, 최 감독은 못내 아쉬워했다. “세트피스를 연습해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카타르에서 해야 하는 것을 미리 할 수 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스위스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이 시차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의 힘으로 안 되는 일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의외성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 감독과 대표팀은 알면서도 하늘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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