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 헤아의 진짜 문제는 '타코'가 아니다
입력 : 2013.09.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문제는 타코를 많이 먹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농익지 않은 경기력이 문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골키퍼 코치에게 한 방 맞은 다비드 데 헤아(23)의 얘기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의 29일자 보도내용에 따르면 맨유에서 일했던 에릭 스틸 전 골키퍼 코치가 데 헤아를 향해 게으르고 타코를 너무 많이 먹는다고 지적했다.

스틸 전 코치는 “데 헤아는 하루에 2~3차례 잠을 잤다. 밤 늦게 만찬을 즐겼고 타코를 너무 많이 먹었다. 또 영어를 배워야 했고 내가 항상 잔소리를 했음에도 그는 게을렀다”며 데 헤아가 경각심을 갖아야 할 때라며 일침을 날렸다.

물론 식성과 습관으로 데 헤아를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경기력에도 분명 지장을 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맨유가 6경기에서 허용한 골 수는 총 8. 물론 모든 원흉을 데 헤아에게 돌릴 수는 없다. 더 큰 문제는 노쇠화된 맨유 수비 조직력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데 헤아가 맨유의 NO.1 골키퍼인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인것은 분명하다.

맨유의 불안한 수비조직의 원인으로 데 헤아가 아직 골키퍼로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도 꼽을 수 있다.

데헤아는 ‘슈퍼 세이브’ 능력이 탁월한 골키퍼다. 긴 팔과 긴 다리를 이용해 구석으로 들어가는 공도 막아낸다.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핸들링(공을 다루는 기술)도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는 모양을 보이고 있다. 얼핏 보면 단점이 별로 없어 보이는 데 헤아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면 분명 데 헤아가 고쳐야 할 점도 있다. 바로 판단력 부족으로 인한 수비 반경의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데 헤아의 실점 경우를 잘 들여다보면 상대팀 공격수가 수비라인을 뚫고, 침투할 시 슈팅의 각도를 좁히는 능력이 부족한 것을 잘 알 수 있다.

즉,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일대일 찬스 상황에서의 실점은 야신이 온다 해도 막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빠른 판단으로 공격수의 슈팅 각도를 줄이는 것은 실점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데 헤아가 조금 더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을 내려 수비에 임한다면 맨유의 실점은 하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부문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다. 반복 훈련과, 철저한 예습.복습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첼시의 수문장 체흐가 훈련이 없는 날에도 매일 자신의 경기을 비디오로 보며 연구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타고난 신체조건’, ‘뛰어난 반사 신경’. 데 헤아는 운 좋게도 하늘로부터 세계 최고 골키퍼가 되기 위한 충분조건을 부여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상황별 대처법’이라는 필요조건을 위해 더욱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 타코에 정신을 팔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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