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광저우(중국)] 정지훈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 그의 오만함은 얄미웠지만 그의 실력은 진짜였고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9일 오후 9시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AFC(아사이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C서울과의 결승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지난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됐고 결국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월드컵 우승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최고의 명성을 쌓으며 세계적인 지도자로 우뚝 선 리피 감독. 그러나 아시아 무대로 넘어와서는 유독 탈이 많았고 특히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잦은 구설수에 오르며 ‘오만’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풍부한 경험을 가진 리피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까지 폄하할 수는 없었다.

이날 리피 감독은 지난 1차전에서 중요한 골을 기록한 중국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가오린을 벤치로 불러들였고 이 자리에 중앙 미드필더 자오슈리을 투입했다.

서울의 중원라인이자 패스플레이의 중심 하대성과 고명진을 사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국 리피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이날 서울은 중원 숫자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결국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되는 상황에서 리피 감독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고 데얀에게 한 골을 허용했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결국 우승컵을 차지했다.

승부를 읽을 줄 아는 눈과 과감한 선택. 리피 감독의 실력은 진짜였고 결국 서울은 아쉽게도 리피 감독의 오만함을 꺾지 못했다.

사진=ACL 공동취재단